지천 (支泉 ) 권명오(수필가 / 칼럼니스트)
벌거벗은 나목들 사이 겨울바람 스며드는 12월 한 해가 넘어가는 마지막 순간들이 말없이 흐르는 것을 바라보며 지난날들 돌이켜보니 낮과 밤이 교차되는 4계절은 항상 그대로였는데 변한 것들이 참 많다. 오색 찬란한 꿈과 희망들 모두다 허망하게 사라진채 한해가 또 그냥 저냥 잘도 넘어간다.
우주만물의 윤회는 말이 없지만 365일 지나는 동안 상상할 수 없는 대지진과 화산 폭발과 태풍으로 인해 수많은 생명들과 자연들이 초토화됐으며 코비드 등 신종 역병들이 난무했다. 그리고 일부 미치광이 국가지도자들이 전쟁을 계속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최신 무기로 미친듯 살생과 파괴를 하고 있고 또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치열한 살육전을 벌이면서 죄 없는 사람들을 처참하게 죽이고 있다. 그래도 한해는 아무 말없이 잘도 흘러간다. 태양은 계속 떠오르고 찬란하게 빛날 것이다.
불행 중 다행인지 좋은 일도 많았다. 자연은 계속 아름답게 펼쳐지고 과학문명의 발달로 인해 인간들은 실컷 편하고 찬란한 삶을 누릴 수가 있었고 또 악인들보다는 심성이 의롭고 사랑이 넘치는 사람들이 베풀고 나누고 있어 한 해의 여정이 아름다웠다.
이곳 애틀랜타에도 거금을 희사하는 귀인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고 능력껏 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 행복의 꽃이 핀 한 해였다. 내일과 미래를 알 갈이 없기에 꿈을 찾을 희망이 넘친다. 새해는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 믿고 모든 것 비우고 의롭게 살아갈 청사진을 만드는 귀한 송년의 순간을 보내야겠다. 가는 세월 막을 길 없으니 미련없이 보내고 기쁘게 맞이하자. 해마다 나이 한 살씩 보태지고 주름살 깊어지는 시니어들은 가는 세월이 즐거울 수 없겠지만 그 또한 수천만년 이어져 온 순리요 진리인 것이니 즐겁고 기쁘게 받아들이자.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일 뿐 인생사 그 누구도 자신이 원해서 태어난 사람 없고 또 그것을 알 수 있는 사람도 없다. 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오직 여호와 하나님 뿐이다. 아무리 과학문명이 발달되고 석학들이 머리를 맞대고 연구를 거듭해도 다른 답이 없다. 그냥 믿고 살아야 된다. 그 누구도 죽고 살 수 있는 능력과 특혜가 없다. 그 때문에 천지만물을 창조하고 인간을 만든 하나님과 구세주인 예수그리스도와 그분의 부활을 믿고 따를 수밖에 없다. 세상이 나를 속일지라도 원망하고 낙심하지 말고 그냥 믿고 살면 행복해진다. 감당할 수 없는 역경과 고난이 닥쳐도 찬란한 꿈과 희망이 살아있어야 어려움을 극복하고 복락을 누릴 수가 있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걱정하지 말고 믿고 열심히 살면 된다.
세상은 예측할 수 없는 천재와 역경과 인재가 오고 간다. 그리고 치열한 생존경쟁과 사악한 환란이 그칠 날이 없고 과학문명의 발달로 신형 살생무기가 판을 쳐 마구 죽고 죽어가지만 그 또한 어쩔 수 없는 죄 많은 인생사의 일부다. 그래도 세상은 아름답다. 의로운 심성을 지닌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은 명예와 권세와 부와는 거리가 멀고 부족할 지라도 행복한 사람들이다. 권력과 명예와 지식과 재력이 행복의 열쇠가 될 수는 없다. 자신의 그릇에 알맞게 채워가며 풍족한 마음가짐으로 사는 것이 최선이다.
가는 세월 미련없이 보내고 다시 오면 반기고 감사하며 살면 된다. 부정보다는 긍정을 택하고 순리와 진리를 따르면 될 것이다. 세상이 나를 속일지라도 믿어야 된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 여호와 하나님을 믿고 따르면 고민도 사라진다. 예수그리스도의 부활을 믿는 사람들은 죽을 때 사후를 걱정하지 않고 편하게 떠난다. 새해 2024년 이곳 한인동포들과 모든 인생들이 각자의 위치와 무대에서 편안하게 행복을 누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