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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칼럼] 외국어 배워 남 주자?

| 외부 칼럼 | 2023-11-27 17:43:08

뉴스칼럼,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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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57년 10월 구 소련이 ‘어린 동반자’라는 뜻의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 올리자 미국은 충격에 빠졌다. 최초의 인공위성이었다. 미국은 과학 기술에서 적국에 밀리고 있음을 알게 됐다. 이 때 제기된 사항 중 하나는 소련의 과학기술과 군사활동을 모니터할 실력 있는 러시아어 전공자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대비책으로 미국은 바로 다음해 국방교육법(NDEC)을 제정했다. 국가 안보 차원에서 수학과 과학 교육을 대폭 강화하면서 외국어 교육에 대한 지원도 크게 늘렸다. 주요 외국어의 전문가 확보가 안보에도 긴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얼마 전 보도됐지만 최근 대학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는 미국의 주요 외국어 교육은 한류 바람을 탄 한국어를 제외하면 수강생이 거의 모두 큰 폭으로 줄었다. 일부 전문가들이 60여년만에 다시 안보 차원에서 외국어 교육의 중요성을 제기하고 나선 계기가 됐다.  

관련기관 조사에 의하면 미국 대학의 외국어 전공자는 지난 70년대 초 3년새 13% 정도 하락한 일에 이어, 최근 5년새 다시 근 17%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국경이 큰 의미 없는 세계화 시대에 미국인의 이 같은 외국어 외면 현상은 15년 전부터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외국어 능숙자가 필요한 정부기관에 능력 미달자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해외 업무를 관장하는 국무부 부서만 해도 현재 인력의 4분의1 은 업무에 요구되는 충분한 외국어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아랍어, 페르시아 어군 중에서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사용되는 다리어, 이란의 파르시어, 델리 등 북인도의 이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우르두어 등은 전문가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 현지어로 된 정보나 첩보를 입수해도 이를 완전히 파악하는 데 시간이 지체될 수밖에 없다. 지역의 비상사태 대처와 현지 대사관 보호 등에도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한국어 수강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한국학 관심 등과는 별개로 대중문화가 원인이지만 미국 대학의 외국어 수강생 수를 좌우하는 것은 정치다. 러시아어와 아랍어를 보면 뚜렷하다.

지난 1990년 4만5,000명에 이르렀던 미 대학의 러시아어 전공자는 그 이듬해 구 소련이 붕괴하자 5년새 2만5,000명으로 거의 반 토막이 났다. 지난 2021년에는 1만8,000명으로 더 줄었다. 러시아어 전문가의 필요성이 대두된 1958년 보다 불과 1,500명이 더 많은 정도다. 우크라이나와의 전쟁과 사이버 위협에서 차지하는 러시아의 역할 등을 고려할 때 우려할 수준이라고 이야기된다.

아랍어 전공도 다르지 않다. 지난 1998년 당시 아랍어 전공 대학생은 5,500명. 당시 아랍어는 우선 순위에 들어가는 외국어가 아니었다. 연방수사국(FBI)에도 능숙한 아랍어 통역이 많지 않았다. 감시, 정찰 정보의 번역이 지체됐다. 이런 가운데 9.11이 터졌다. 그 일년 후 아랍어 전공은 바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8년 뒤에는 3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외국어 능력자 보충은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다른 나라 말을 전문가 수준으로 구사하고, 이해하려면 수 천 시간의 투자가 필요하다. 외국어 전문가 부족 현상을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이유다.

한국서는 외국어인 영어가 국어나, 그 이상의 비중으로 교육된다. 덧붙여 독어, 프랑스어, 일본어 등 제2 외국어가 고교 교과 과정에 들어있는 적이 있었다. 일부 대학은 입시 때 제2 외국어 시험을 요구하기도 했다.

미국 와서 뜻밖인 것 중 하나가 외국어 교육이다. 어디 가든 영어 하나면 된다는 생각 때문인지 외국어 공부 관심이 한국 같지 않다. 하지만 외국어 배워 남 주지 않는다. 한인 2세들에게 일러줘야 할 사항이다. 직업 선택의 폭도 그만큼 넓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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