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발언대] 내것 내가 먹고, 니것은 네가 먹고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11-07 13:35:33

발언대, 강창구, 메릴랜드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지금은 전설 같은 이야기지만 1980년대 후반 소련의 붕괴는 전 세계적인 충격이었다. 이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를 이끌었던 고르바초프 전 서기장이 격동의 80년대에 썼던 자서전을 읽은 적이 있다. 다음은 인상 깊었던 3가지 대목이다.

공산당 간부 시절 지방 시찰 중이었는데 트럭에서 감자가 떨어지고 있는데도 계속 가길래 세워놓고 운전사에게 물었더니 ‘나의 임무는 이 감자 박스를 30분 내에 A에서 B 지점으로 수송하는 것입니다.’ 

또 못 생산공장에 들러서 보니 보통은 사용하지 못할 큰 못 두세 가지 종류만을 만들고 있어서 관리자에게 물어봤다. ‘나는 하루에 3톤의 못을 생산하는 것이 임무입니다.’ 시베리아 철도 노선을 자세히 보면 허허벌판에 똑바로 곧은 철로가 어느 지역에서 갑자기 반원형으로 빙 돌아가는 부분이 있어서 그 내막을 알아본 결과 ‘설계자가 자를 대고 설계도를 그리다가 한 손가락이 잣대와 물려서 내민 부분을 그대로 볼록 나오게 그린 걸 설계도만 보고 철로를 놓다보니 그렇게 되었다고….’ 고르비는 이런 비효율, 비능률, 무책임, 영혼 없는 사람들을 보면서 체제에 대한 깊은 회의를 느낀다. 그리고 1985년 서기장에 선출되자마자 세기적인 개혁개방을 추진하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잊어버릴만하면 미국의 빈곤층에 대한 조사가 발표되곤 한다. 고 뱅킹 레이트가 최근 미국인 1,14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36%가 ‘집에 100달러의 현금도 없다’라고 답했다. 또 67%의 미국인들이 500달러의 현금도 없다고 답했다. 만약 1,000달러가 있느냐고 묻는다면 적어도 80%를 상회할 듯하다. 

또한 작금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태가 크게 보일는지 모르지만 전쟁도 없는 미국에서 매일 120명씩, 연간 4만5,000만여 명이 총기로 사망하고 있는 곳에 살고 있다는 사실에는 놀라울 정도로 무감각하다. 

자본주의는 무결점이라는 것은 환상이다. 끊임없이 보완하고 견제하지 않아서 생긴 빈부 양극화는 이미 예견되었고 부지부식 간에 걷잡을 수 없을 정도가 되어버렸다. 각국의 국가지도자들은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보완, 개선해 나갈 것인가 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목적 추구에만 천착해 보인다. 

얼마 전 한국의 대통령은 여당의원 연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념이다.’ 좀 엉뚱하구나 했다. 40년 전 소련 붕괴 이전이라면 혹시 모르겠다. 요즈음에는 개인 간에도 ‘빨갱이’어쩌고 했다가는 주위가 조용해져버린다. 그런 것은 이미 이 세상에는 거의 없다. 요즘 세상에 누군가 이념을 이야기하면 마치 씨앗 뿌린다면서 시멘트 바닥을 파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국내 초중고 교과서에 그분의 글들이 가장 많이 실려있는 최재천 전 서울대 교수는 2023년 서울대 졸업식 축사에서 “평생토록 관찰해온 자연에도 서로 손잡지 않고 생존하는 생물은 없다”면서 만약 여러분이 나가서 공정하지 못하면 바깥세상에 가난하고 배우지 못한 사람들은 어떻게 이 혹독한 세상을 살아가야 하겠는가, “나 혼자만 잘 살지 말고 모두 잘 살 수 있는 사람이 돼라”고 호되게(?) 꾸짖었다.

내것은 내가 먹고 니것은 네가 먹는 딱 그런 이념이 아닌, 나 혼자만 잘 살면 된다는 그런 이념이 아닌, 더불어 같이 잘 살자는 말이나 노력들을 빨갱이라고 부르고 싶다면 그렇게 열심히 계속 콘크리트 바닥을 파라. 쿵쾅거리는 소리 때문에 사람들이 뭔가 하고 들여다보기는 하겠지만 딱 거기까지다. 

<강창구/메릴랜드>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애틀랜타 칼럼]  여러분은 하나님을 만나 보셨나요

세상은 지금 혼돈에 빠져 있습니다. 도덕적 혼돈, 사회적 혼돈, 정치적 혼돈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깊고 근본적인 혼란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기독교란 무

[법률칼럼] 이민국은 더 이상 기다려주지 않는다, ‘보완 기회’보다 중요한 첫 접수

케빈 김 법무사미국 이민제도의 분위기가 다시 한번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이민 신청서에 서류가 부족하거나 설명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추가서류요청(RFE)이나 거절의도통지(NOID

[행복한 아침] 여름 소식

김 정자(시인 수필가)   소나기가 내리려는 지 후덥지근한 바람이 불고 먹구름이 몰려들더니 어느 새 주위가 어둑해 지고 섬광이 번쩍인다. 순간 격정적으로 쏟아지는 비가 폭우로 변한

[독자기고]  고 짐 레이니 대사님 영전에
[독자기고] 고 짐 레이니 대사님 영전에

고(故) 짐 레이니 대사 영전에. 전 에머리대 총장이자 주한 미국대사를 역임한 짐 레이니 대사의 영전에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박경자."해물 순두부 좋아해요." 정확한 한국말로 순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한미 동(혈)맹의 중요성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한미 동(혈)맹의 중요성

최 모세( 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헌법정신 위에 어떻게 세워졌는가? 8, 15 광복절 81주년 기념일을 맞아 우리는 이 진지한 물음 앞에서, 겸허해

[신앙칼럼] 가을의 향성, 투르게네프의 언덕 (The Tropism of Autumn : Turgenev's Hill, 마태복음 7:1~12)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서론]“나는 고갯길을 넘고 있었다…… 그때 세 소년 거지가 나를 지나쳤다…… 언덕 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짙어가는 황혼이 밀려들 뿐.”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19)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19)

2026 연방 보조금(SSI) 연례 보고서 발표와 취약계층 복지 시스템의 대대적 혁신 SSI 전담 개혁실 신설, 실시간 금융·소득 검증을 통한 오지급 방지와 수급자 보호 강화 천경

[추억의 아름다운 시] 승무(僧舞)

조지훈 / 시인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고이 접어서 니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臺)에 황촉

[삶과 생각] 미국의 승리와 8.15 광복
[삶과 생각] 미국의 승리와 8.15 광복

지천(支泉) 권명오 (수필가 / 칼럼니스트) 오는 8월 15일은 광복 79주년이 되는 기념일이다. 79년간 광복절 기념행사를 해 온 것은 거룩하고도 감사한 민족 해방의 국경일이기

[수필] 삶의 축을 찾아가는 길
[수필] 삶의 축을 찾아가는 길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요즘 들어 지난날을 떠올리며 혼자 미소 짓는 일이 늘었다.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일 터다. 그래도 용수철처럼 튀어나오는 기억들이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