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유창 목사(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내 영혼이 피곤합니다.” 전쟁의 영웅, 이스라엘의 성군, <다윗 왕의 기도>입니다. 무엇으로부터 자유하기를 간절히 원할 때, 거기에는 구체적인 상황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다윗은 자신의 “영혼의 피곤”을 하나님 앞에 솔직히 털어놓고 거기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 달라고 간구하고 있습니다.
<피곤의 패러다임>을 크게 그려본다면, “육체적 피곤”, “정신적 피곤”, “영적 피곤”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복잡다단(複雜多端)한 우리 인생의 구조 속에서는 단순히 삼등분하여 피곤이 찾아온다고 단언하기에는 그 원인이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피로는 만병의 근원이다”라는 말이 대변해주듯이 건강의 적신호, 건강의 파열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근본적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바로 그 주범이 “피로(피곤)”임을 즉각 인지할 수 있습니다.
무엇이 우리를 이토록 피로하여 소위 탈진의 극한 상황으로 치닫게 할까요? 의학계에서는 피로(Fatigue)는 정신피로, 육체피로, 말초피로, 급성피로, 만성피로 등으로 광범위하게 구분합니다. 그러므로, 피로는 그 단계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더 심해집니다. 시편 143편에서 “점점 강하게”라는 음악용어 <크레센도>를 느끼게 합니다.
인생의 시작을 하나님과의 1:1의 단순한 관계로 출발하지만 사회라는 단체와 연관하는 삶을 영위하면서 인간관계가 가져오는 비극 세 가지를 과감하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다윗은 그것을 <위험>, <신뢰>, <긴급상황>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시편 143편 3절~7절). 이와 같은 인생의 소용돌이 기복현상(起伏現象)으로 자신을 향하여 급박해오고 있음을 더 이상 속수무책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에 도달했을 때, <영혼의 크레센도>를 기도로 해결하려는 것이 시편 143편의 진수(眞髓)입니다. 극렬한 피로로 더 이상 마음도, 생각도, 정신도 다 포기상태에 이르런 시인의 고백은 바로 우리의 고백이요, 또한 그 간절한 기도, <피곤할 때 드리는 기도>는 나의 기도가 되어야 합니다.
“야훼여, 속히 내게 응답하소서. 내 영혼이 피곤하나이다.” 다윗은 지금 <긴급구호요청>만으로 끝을 내는 <인생 넋두리>를 하지 않고, <기도의 해결책>으로 하나님께 구체적인 기도를 합니다. 첫째, <말씀으로 치유하소서!>라는 기도를 드립니다. “아침에 나로 하여금 주의 인자한 말을 듣게 하소서”(시편 143편 8절). 둘째, <헌신의 인생이 되게 하소서!>라는 간구의 기도를 드립니다.
“내가 내 영혼을 주께 맡겨드림이니이다”(시편 143편 8절). 셋째, <주의 종이 되게 하소서!>라는 결단으로 시종일관의 한결같은 참 믿음의 인생으로 기도의 결론을 내립니다. “나는 주의 종이니이다”(시편 143편 12절). <관계>에서 출발하여 <관계>로 끝을 맺는 인생에는 <고난>의 크레센도, <위기>의 크레센도, <긴급상황>의 크레센도가 쓰나미 같은 파도로 밀려온다 할지라도 결코 두려워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 고난의 중심에는 전지전능하신 하나님, 골 깊은 우리의 상처를 싸매어 주시는 치료자 하나님, 영혼의 피곤함이 극치에 이르렀을 때 손잡아 주시는 사랑의 하나님이 거기에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음성은 우리에게 말씀으로 인도하십니다.
“사랑하는 자여! 네 영혼이 잘됨같이 네가 범사에 잘되고, 네가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 내가 온 것은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 얻게 하려는 것이라.”(요한3서 1장 2절, 요한복음 10장 10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