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김성희 부동산

[전문가 에세이] 조울증 사례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10-05 12:01:43

전문가 에세이, 김케이 임상심리학 박사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A(32세 남성)는 여자 친구로부터 이별을 통보받고 한 달 동안 우울에 빠졌다가 어느 날 갑자기 ‘내가 대체 왜 이렇게 괴로워하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상담 중 A는 이렇게 말했다. “다른 사람을 만나면 된다고 생각하니 다시 기분이 좋아졌어요.” A는 평소 관심이 없던 모임들 여러 곳에 한꺼번에 가입하고 새 여성을 만나는데 몰두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해오던 취직 시험공부는 접어둔 채 동시에 여러 여성에게 연락을 하면서 비싼 선물을 사주었고 상대방의 거절에도 집요하게 만남을 요구하다가 심각하게 다투는 일도 늘어났다.

중학교 때까지는 외향적이고 교우관계도 원만했는데 고등학교에 진학하자마자 성적이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고 이로 인해 부모님과도 갈등이 심해져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그 후로 1년에 1-2차례 우울감이 들면서 의욕이 떨어지고 학업에 어려움을 느꼈지만 대개는 얼마 지나지 않아 기분이 회복되고 본래의 외향적인 성격으로 돌아오는 것을 느꼈다. 대학에 진학하면서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하고 친구도 많이 만나고 지냈으며, 주변으로부터 활달한 성격이라며 칭찬을 받기도 했지만 때로 행동이나 말이 지나치다는 비난도 들었다. “그 사람들이 나를 질투하고 깎아내리려는 거죠. 한마디로 내가 너무 잘났다는 게 문제입니다.”

B(29세 여성)는 요즘 웬일인지 갑자기 기분이 좋아지고 의욕이 생기면서 밤늦게까지 간호사자격증 공부를 열심히 한다. 잠을 2-3시간 밖에 자지 않지만 전혀 피곤하지 않다. 평소 잘 연락하지 않던 친척과 친구들에게 연락해서 자신의 계획에 대해 장황하게 이야기한다. RN이 되면 조만간 미국 최대 병원들을 사들여서 자신이 CEO가 된다는 꿈을 꾼다. 갑자기 변한 모습에 가족들이 걱정할라치면 B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에 대해 늘어놓는다. 값비싼 물건을 사고 과도한 치장을 하며 취할 때까지 술을 마신다. 술집에서 다른 사람들과 싸움을 벌여 경찰서에도 다녀왔다. 크레딧 카드로 한꺼번에 수천불짜리 물건을 오더하여 경제적으로 곤란한 상황에 처해있다. 

B는 고등학교 시절 따돌림으로 인해 힘든 시기를 보냈다. 부모가 2번이나 전학을 시켰으나 또 다시 반복되는 따돌림으로 인해 우울증이 심해졌다. 어렵게 대학에 진학했으나 휴학과 복학을 반복했다. “휴학을 결정할 때마다 우울하고 의욕이 없고 아무 일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했었죠.” 2년 전 취직을 했으나 어디서든 길어야 3개월 이상 근무한 적이 없다. 한두 달 전, 유일하게 알고 지내던 친구가 타주로 이사를 가는 바람에 우울감에 빠져 있다가 며칠 전부터 다시 기분이 급상승하였다. 

A나 B의 증세는 양극성장애(조울증)로 볼 수 있다. 수면 욕구가 떨어지고 사고가 빠르게 날아간다. 평소보다 말수가 많아지고 일상에서 고통스러운 결과가 나타나는데도 어떤 활동에 지나치게 몰두한다. 이런 사람들을 설명하는 정신의학용어가 ‘팽창된 자존감’(Inflated Self-esteem)이다. ‘자존감’이 현대인의 화두로 떠오른 이후, 사람들은 손상되고 쪼그라든 자존감을 세우는 일에 집중한다. 하지만 조울증의 ‘조증’ 단계에서는 자존감이 지나치게 비대해져서 문제다. 

최근 심리학자들은 ‘자존감’보다 ‘자기감’을 중시한다. 자존감은 타인을 변화시킬 때 올라간다. 반면 자기감은 환경을 바꿀 때 올라간다. 자존감 불균형에서 벗어나려면 자기감정을 알아차려 자기감을 올려야 한다. 슬프면 슬픈 대로, 기쁘면 기쁜 대로,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마인드풀니스(알아차림, 마음 챙김)의 소중함이 여기에 있다. 조울증을 위한 비 약물치료, 마인드풀니스 모임은 각 지역마다 잘 구성되어있다.

<김케이 임상심리학 박사>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내 마음의 시] 님은 나의 봄
[내 마음의 시] 님은 나의 봄

월우 장 붕  익(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긴 겨울 끝에눈이불 뚫고 고개드는수선화이듯이님은 설레이는 기쁨으로내 마음에 찾아왔습니다 님의 몸짓 하나로온 세상은어느새 봄빛으로 물듭니다.

[애틀랜타 칼럼] 최악의 상황에 맞서라

이용희 목사 고민을 이겨내는 방법 중에 “캐리어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공기 조절 장치를 개발한 기사이며 캐리어 회사의 사장이었던 윌리스 H. 캐리어가 실행했던 방법

[법률칼럼] 미국 이민, 이제는 ‘기록’이 아니라 ‘패턴’을 본다… 2026년 심사의 변화

케빈 김 법무사  2026년 현재 미국 이민 심사는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개별 사건이나 특정 기록 중심으로 판단이 이루어졌다면, 최근 흐름은 신청자의 전체적인 ‘행동

[행복한 아침] 꽃가루  폭력

김 정자(시인 수필가)   꽃가루가 씻겨 나갈 만큼의 비가 내려주었으면 좋겠다. 꽃가루가 천지를 덕지덕지 뒤덮는 호통 속에 하루들의 지친 걸음이 지속되고 있다. 세상은 전쟁으로 인

[신앙칼럼] 수미상관(首尾相關)의 하나님: 왕사남의 당당함 (The God of Symmetrical Correspondence: The Poise of a Man Who Lives with the King, 요한복음 1:14)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서론] 장막을 치신 왕: 비굴하지 않은 자존감“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의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삶의 새로운 관점이 열릴 때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삶의 새로운 관점이 열릴 때

최 모세( 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새해에 삶의 새로운 관점을 열어나가는 세계관의 변화에 의한 미래 지향적인 삶의 도전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삶의 새로운 통찰력은 유익한 관점을 창

[추억의 아름다운 시] 님의 말씀

김소월 세월이 물과 같이 흐른 두 달은길어 둔 독엣물도 찌었지마는가면서 함께 가자 하던 말씀은살아서 살을 맞는 표적이외다  봄풀은 봄이 되면 돋아나지만나무는 밑그루를 꺾은 셈이요새

[삶과 생각] 길과 줄
[삶과 생각] 길과 줄

[추억의 아름다운 시] 가는 봄 삼월

김소월 가는 봄 삼월, 삼월은 삼질강남 제비도 안 잊고 왔는데아무럼은요설게 이때는못잊게, 그리워  잊으시기야, 했으랴, 하마 어느 새님 부르는 꾀꼬리 소리울고 싶은 마음은 점도록

[수필] 호감과 비호감 사이
[수필] 호감과 비호감 사이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일과를 마치고 서둘러 집으로 향하던 길에 잠시 마트에 들렀다. 저녁 찬거리를 준비하려면 며칠 전 떨어진 간장을 사야 했다. 진열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