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첫광고
경동나비

[수필] 함께 맞는 비

미국뉴스 | 외부 칼럼 | 2023-09-11 08:43:24

수필,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난 결코 대중을 구원하려고 하지 않는다난 다만  한 개인을 바라 볼 뿐이다

난 한번에 단 한사람을 바라볼 뿐이다

난 한번에 단지 한 사람을  껴안을 수 있다

단지 한사람, 한사람, 한사람씩 만  

사랑하는 것

얼마나 소중한가

따라서 당신도 시작하고

나도 시작하는것이다.

 

난 한사람을 붙잡는다

만일 내가 그 사람을 붙잡지 않았다면

난 그 많은 고아들을  붙잡지 못했을 것이다

모든 노력은 단지 바다에 붓는 한 방울 물과 같다.

하지만 내가 그 한방울의 물을 붓지 않았다면

바다는  그 한방울의 물이 줄어들 것이다

 

당신도  마찬가지다

당신의 가족에게도 

 교회에서도 마찬가지다 

단지 시작하는 것이다

한번에 한 사람을 --

( 마더 테레사, 1910년 유고 슬라비아 에서 태어나 18세에 수녀의 길을 가다)

 

'사랑하며 사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이다.

함께 비를 맞지  않는 위로는

따뜻하지 않습니다.'

한밤중에  자정이 다 된 이 시간에  나는 지금 왜 글을 쓰는 것일까?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40여 년 아틀란타에서 함께 하신 어르신들의 안부와 그리움을 전하는 나의 인사이다.

수많은 마지막 글이라  생각하며  서투른 컴퓨터를 두드리고 있다. 첫째는 나 자신이 바로 서기 위해, 건강을 위해 붓을 놓지 못한다. 이민자의 삶,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빙글 빙글 도는 어쩌면 허망한 환영아닌지… 허무가 스쳐간다. 삶이란 꿈의 환영에 불과한가… 나이가 들수록 허무가 스쳐간다. 스님들이나 구도자들은 인생 길을 ‘운수행각’이라 한다. 물처럼 구름처럼  떠돌다 가는 인생길이라 하지 않았는가… 사람 그자체가 물이요, 구름이다. 그러나 마더 테레사는 길거리에 버려진 한 사람을, 단 한사람을 껴안고 사랑했었다. 크고, 부유함에 노예가 된 세상에 한 생명을 살리려 거리를 헤맸다.

세상엔 남이란 없습니다, ‘천하무인’의 성녀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누군가의 제자이며 스승으로 함께 비를 맞는 함께 사는 따뜻한 이웃이었으면 합니다. 우리 숙명여대 동문회에는 유일한 남성회원 김은섭 회원이 동문회에 가입하셔서 아내와 함께 매달 오십니다. 그 이유는 아내가 치매를 앓고 있는데  동문회를 좋아해서 아내와 매달 함께 참석하시고, 넉넉히 회비도 후원금도 내주시는 자랑스런  ‘숙명의 사위’입니다. 치매 아내를 버리기도하고, 어디론가 양로원으로 보내는 세상에 극진히 아내를 살피시는 김은섭님을 보면서 노년에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지, 아픔을 함께 공유하고, 우산을 버리고 함께 비를 맞기도 하신 노년이 소중한 귀감이 됩니다. 치매 남편을 요양소에 보내놓고 큰집에 홀로 사는 사람도 많습니다.

장사익씨 노래에도 어머니를 싣고 고려장 시키려 노모를 지게에 지고 산길을 떠나는데… 산길이 깊어지자 어머니가 알아 차리고는  솔잎을 따서 길에 뿌린다. 어머니 뭘하시는 거예요?하고 묻자 어머니는 ‘아들아, 내 아들아, 너 혼자 내려갈 때 길잃을까 두렵구나! 장사익 씨 노래가 이젠 먼 타인의 이야기가 아니다. 어쩌면 인생은 ‘고향 찾아가기’여정인지도 모른다. 이민자는 돌아갈 고향도 없다. 지구 별에 사는 ‘더 나은 본향’ 찾아가는 영적 치유자들의 지혜가 복받는 자들의 길이 아닐까.

많은 재산 명예를 얻는다해도 단 한사람 남편, 단 한사람 아내를 그 사랑을 얻지 못하면 그 사람은 모든 것을 잃은 사람이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법률칼럼] 트럼프의 대량 추방대상

케빈 김 법무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이민자 추방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그의 이민법 집행 계획이 실제로 어떤 모습일지에 대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는

[벌레박사 칼럼] 카펫 비틀 벌레 퇴치법

벌레박사 썬박 미국에 있는 대부분의 집들은 카펫이 깔려 있다. 카펫에서 나오는 벌레 중 많은 질문을 하는 벌레 가운데 하나가 바로 카펫 비틀(Carpet Beetle) 이다. 카펫

[행복한 아침] 자연의 가을, 생의 가을

김정자(시인·수필가)                                       단풍 여행을 떠나자는 권면을 받곤 했는데 어느 새 깊은 가을 속으로 들어섰다. 애틀랜타 가

[삶과 생각] 청춘 회억(回憶)

가을이 되니 생각이 많아진다. 그런 생각 중에서도 인생의 가장 치열한 시간은 대학입시를 준비하던 때인 것 같다. 입시를 앞 둔 몇 달, 마지막 정리를 하며 분초를 아끼며 집중했던

[데스크의 창] ‘멕시칸 없는 하루’ 현실화될까?

#지난 2004년 개봉한 ‘멕시칸 없는 하루(A Day Without a Mexican)’는 캘리포니아에서 어느 한 날 멕시칸이 일시에 사라졌을 때 벌어질 수 있는 가상적인 혼란을

[인사이드] 검사를 싫어하는 트럼프 당선인
[인사이드] 검사를 싫어하는 트럼프 당선인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했다. 선거전 여론 조사에서 트럼프와 해리스가 연일 박빙의 구도를 보였으나 결과는 이를 비웃는 듯 트럼프가 압승을 거두어 모

[뉴스칼럼] 유튜브 채널의 아동착취

가족을 소재로 한 유튜브 콘텐츠가 적지 않다. 주로 부부가 주인공이다. 유튜브 부부는 경제적으로는 동업 관계다. 함께 제작하거나 동영상 촬영에 협력하면서 돈을 번다. 유튜브 채널이

[신앙칼럼] 차원 높은 감사(The High Level Of Gratitude, 합Hab. 3:16-19)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합 3:18). 여호와, 하나님을 감사의 대상으로 삼는

[뉴스칼럼] 슬기로운 연말모임 - 말조심

“아버지가 언제 그렇게 바뀌었는지 알 수가 없다”고 60대의 백인남성은 기가 막혀했다. LA에서 대학교수로 일하는 그는 부친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최근 동부에 다녀왔다. 90대

[파리드 자카리아 칼럼] 민주당의 세 가지 실수
[파리드 자카리아 칼럼] 민주당의 세 가지 실수

언뜻 보기에 2024년 한해 동안 나라 안팎에서 치러진 선거는 팬데믹 이후의 혼란과 인플레이션에 휘말린 정치 지도자들을 한꺼번에 쓸어간 거대한 물결로 설명할 수 있을 듯 싶다. 지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