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난 결코 대중을 구원하려고 하지 않는다난 다만 한 개인을 바라 볼 뿐이다
난 한번에 단 한사람을 바라볼 뿐이다
난 한번에 단지 한 사람을 껴안을 수 있다
단지 한사람, 한사람, 한사람씩 만
사랑하는 것
얼마나 소중한가
따라서 당신도 시작하고
나도 시작하는것이다.
난 한사람을 붙잡는다
만일 내가 그 사람을 붙잡지 않았다면
난 그 많은 고아들을 붙잡지 못했을 것이다
모든 노력은 단지 바다에 붓는 한 방울 물과 같다.
하지만 내가 그 한방울의 물을 붓지 않았다면
바다는 그 한방울의 물이 줄어들 것이다
당신도 마찬가지다
당신의 가족에게도
교회에서도 마찬가지다
단지 시작하는 것이다
한번에 한 사람을 --
( 마더 테레사, 1910년 유고 슬라비아 에서 태어나 18세에 수녀의 길을 가다)
'사랑하며 사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이다.
함께 비를 맞지 않는 위로는
따뜻하지 않습니다.'
한밤중에 자정이 다 된 이 시간에 나는 지금 왜 글을 쓰는 것일까?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40여 년 아틀란타에서 함께 하신 어르신들의 안부와 그리움을 전하는 나의 인사이다.
수많은 마지막 글이라 생각하며 서투른 컴퓨터를 두드리고 있다. 첫째는 나 자신이 바로 서기 위해, 건강을 위해 붓을 놓지 못한다. 이민자의 삶,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빙글 빙글 도는 어쩌면 허망한 환영아닌지… 허무가 스쳐간다. 삶이란 꿈의 환영에 불과한가… 나이가 들수록 허무가 스쳐간다. 스님들이나 구도자들은 인생 길을 ‘운수행각’이라 한다. 물처럼 구름처럼 떠돌다 가는 인생길이라 하지 않았는가… 사람 그자체가 물이요, 구름이다. 그러나 마더 테레사는 길거리에 버려진 한 사람을, 단 한사람을 껴안고 사랑했었다. 크고, 부유함에 노예가 된 세상에 한 생명을 살리려 거리를 헤맸다.
세상엔 남이란 없습니다, ‘천하무인’의 성녀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누군가의 제자이며 스승으로 함께 비를 맞는 함께 사는 따뜻한 이웃이었으면 합니다. 우리 숙명여대 동문회에는 유일한 남성회원 김은섭 회원이 동문회에 가입하셔서 아내와 함께 매달 오십니다. 그 이유는 아내가 치매를 앓고 있는데 동문회를 좋아해서 아내와 매달 함께 참석하시고, 넉넉히 회비도 후원금도 내주시는 자랑스런 ‘숙명의 사위’입니다. 치매 아내를 버리기도하고, 어디론가 양로원으로 보내는 세상에 극진히 아내를 살피시는 김은섭님을 보면서 노년에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지, 아픔을 함께 공유하고, 우산을 버리고 함께 비를 맞기도 하신 노년이 소중한 귀감이 됩니다. 치매 남편을 요양소에 보내놓고 큰집에 홀로 사는 사람도 많습니다.
장사익씨 노래에도 어머니를 싣고 고려장 시키려 노모를 지게에 지고 산길을 떠나는데… 산길이 깊어지자 어머니가 알아 차리고는 솔잎을 따서 길에 뿌린다. 어머니 뭘하시는 거예요?하고 묻자 어머니는 ‘아들아, 내 아들아, 너 혼자 내려갈 때 길잃을까 두렵구나! 장사익 씨 노래가 이젠 먼 타인의 이야기가 아니다. 어쩌면 인생은 ‘고향 찾아가기’여정인지도 모른다. 이민자는 돌아갈 고향도 없다. 지구 별에 사는 ‘더 나은 본향’ 찾아가는 영적 치유자들의 지혜가 복받는 자들의 길이 아닐까.
많은 재산 명예를 얻는다해도 단 한사람 남편, 단 한사람 아내를 그 사랑을 얻지 못하면 그 사람은 모든 것을 잃은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