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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청솔 이야기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8-28 09:06:57

수필,박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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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천인 무성' 그 우뢰 같은 침묵수 많은 소리가  사라지는 

문득 소리가 사라지는 그자리

묵언은  선함을 위하여

자리를 비우는 그 내성의 고요함, 그 겸손함 

솔의 시적 의미는 침묵과 속세를 초월한 선비의 향

우직한 바위와 청솔, 그 고고한 모습

고고한 청솔에 등기대면 옛 선비의 숭고함

내려 놓아라, 그냥 마음 하나 비우라 -- 

옛 선비님의 그 침묵의 속세를 초월한 

'천인 무성' 노송의 묵언의 침묵을 듣는다.

시끄러운 이세상에  침묵의 사유의 향

노송의 묵언의  말 없음이야 말로  

'무위  자연이다'  

밖에서 들어 온 수많은 소음을

노송의 침묵의 체로 걸러낸다

장중한 한 그루 노송은 옛 선비의 

속세를 초월한그  장엄한 모습이다.

늙을수록  하늘 우러러  장중한 

노송의 그 품격, 그 고고한 침묵의 소리에 귀 기울인다.

( 시, 청솔 , 박경자)

 

요즘 같은 세상에 솔 이야기는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소음일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부족함이 없는  풍요로움, 그 밝은 세상에  왜 그리 아픔과 어둠이 많을까…  가끔 글이 쓰여지지 않는 날 노송에 마음 기댄다 . 옛 선비님 기침 소리, 언제 들으신 걸까… 옛 선비님  기침 소리에 잠자는 영혼을 흔들어 깨우신다. 솔에는 뛰어난  영감으로  쓰여진 묵언의 침묵의 향이 흐른다. 그 고통하는 마음을 어루만지는 솔의 등을 어루만지는 이야기를 내아픔을 치유하는 내성에 눈을 뜨고자 함이다. 솔은 옛 선비의 향을 지닌 나무이다. 그 유명한 옛 선비 추사 김정희 '세한도'는 노년의 추사가 자신의 생의 마지막 솔 그림이다. 허름한 초가집 옆에 허리가 굽은 노송, 상처 투성이의 솔의 속세를 초월한  솔의 모습이다. 나는 이민의 삶을 한그루 솔에 담는 솔그림을 그린다. 감히 추사의 그림 이야기를 담을 수는 없지만 솔과 더불어 함께 살아온 이민자의 아픔이다.

지난 5월 우리집에서 아틀란타 이민자들의 소수 민족이 함께하는 모임에는 로렌스빌 데이빗 스틸  시장님이 참석하셨다. 이민 50년의 나의 삶의 이야기, 살아온 내 삶에 지난 날을 어떻게 살아 왔는지를 물으셨다. 텍사스에서 살 때 입은 블루 유니폼은 무엇이었느냐… 물으셨다. 그 유니폼은 맥도날드에서 일할 때 입는 유니폼이었다. 나는 밖에서 테이블을 닦고, 남편은 부억에서 햄버거를 구었다고 대답했다. 하루 100불 매상에  흑인 시장에서 20년을 일하던  시절, 이것도 음식이야며 접시를 내게 던진 그날의 아픔 등… '지리산 나뭇꾼' 내 책속의 이야기들이었다. 또 어떻게 많은 사회 활동을 하는가… 물으셨다. Not For Self라 대답했다. 돌이켜 보면 이야기들을 주고, 받으며 이민자의 애환을 우린 그밤 함께 나누었다. 20년의 나의 아픈 고독을 한그루 솔에 담은 '청솔 그림'을 데이빗 스틸 시장님께  선물로 드렸다. 상처투성이의 솔의 아픔, 눈물이 솔 가슴에 얼룩진 그림이었다. 얼마 전 로렌스빌 시장님께서  나의 솔 그림을 City Hall 자신의 사무실에 걸으시겠다는 엽서를 받고 ''20년의 고독을 이겨낸 이민자의 아픔''을 읽어 주신 시장님께 감사를 드린다.

삶이란 수 많은 오늘을 만들어 가는 작은 깨달음의 약속들이다. 그 상처 투성이의 솔 옆에는 참을 인(忍)자와  사랑(love)이 쓰여 있다. 동양인의 속세를 초월한 그 노송의 침묵, 그 아픔을 어떻게 외국인이 솔의 아픔을 느끼신 걸까…

 

바람도 없는 빈 하늘에

수직으로 떨어지는 갈잎새는  

그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푸른 하늘에  무서운 구름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 지고 없는 깊은 산 옛 선비의 발자취

하늘 스치는 노송의 솔향기 

근원도 알지 못하는 곳에서 서성이는 나의 발자취

과연 누구의 노래입니까

연꽃 같은  발자취로 가이 없는 바다를 밟고

옥같은 손으로 푸른 하늘을 만지면서 낙엽 떨어지는 날 

그 곱게 단장한 저녁 놀은 누구의 시입니까?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되어

그칠줄 모르는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등불입니까 (알 없어요, 시, 한용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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