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모세( 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Mc Daniel Farm Park”(공원) 숲의 언덕길에서 걸음을 멈춘다.
무더운 여름날 한차례 소나기가 시원하게 쏟아진 후 맑은 하늘이 열리고 있다.
소나기가 쏟아진 시냇가에는 어느새 시냇물이 불어나 물결의 흐름은 빠르고 깊어졌다.
시냇가에 드문드문 놓인 돌 징검다리가 불어난 물에 잠기어 낭만적인 풍경이 살아나지 못하는 것이 참 아쉽다.
그러나 징검다리와 물가의 바위틈 사이로 흘러내리는 맑은 시냇물 소리는 연인들이 도란거리는 사랑의 밀어처럼 정겹다.
시냇가 상류의 운치 있는 나무다리에서 유유히 흐르는 시냇물의 유속을 살피며 수려한 자연경관에 빠져들고 있다.
마음에 일렁거리는 그리움의 물결이 나의 영혼을 적시고 있는 순간이다.
빗물에 젖은 산책로의 푸른 잔디가 파릇파릇하게 억센 생명력을 드러내고 있다.
넓은 들판의 풀을 깎은 날에는 풋풋한 풀 내음이 숲속을 휘감아 돌아나가는 바람에 실리어 싱그러움을 더해준다.
숲 언저리에서 암사슴이 나뭇가지의 빗물 머금은 싱싱한 잎을 뜯고 있다.
이내 스마트 폰의 카메라 줌 렌즈를 확대해 진지하게 몇 컷의 사진 촬영을 위해서 숨을 고르고 있다.
사슴은 인기척에도 놀라 달아나지 않고 나뭇잎을 뜯어 먹는데 열중한 체 경계의 빛이 전혀 없다. 암 갈색의 사슴은 몸이 튼실하게 살이 올라 튼튼한 체력을 유지하고 있어 민첩해 보인다.
한순간, 사슴은 포식했는지 재빠르게 숲속으로 사라지는 동작이 유연하고 경쾌했다.
풍취가 그윽한 숲길을 걸으며 희열을 느끼는 순간에 미국의 민요 <언덕 위의 집 Home on the Range>의 정감 있는 선율이 허밍으로 살아난다.
‘오 나에게 집을 주오. 언덕 위에서 들소들 거닐고 사슴과 영양 뛰어노는 곳’ 옛 고향에 대한 노래 가사가 아련한 추억 속에 떠오르고 있다.
‘걱정근심은 없었고 하늘은 푸른 그곳’이라고 꿈많던 학창 시절에 즐겨 불렀던 이 곡은 “루즈벨트” 대통령의 애창곡이기도 하다.
이제는 맥 다니엘 팜 팍을 산책하는 것이 하루 일정의 한 부분이 되었다.
주말을 제외한 사나흘은 전원의 뛰어난 명소를 찾아 한 시간 가까이 걷고 있다.
울창한 숲길을 걸으면서 자연의 오묘한 섭리와 질서에 경탄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일상을 통한 삶의 경이롭고 참다운 의미를 추구하는 신선한 기쁨의 산책이 되었으면 한다.
인근의 주민들이 건강 관리를 위해 평일에도 꾸준히 즐겨 찾는 곳이다.
원형 산책로에서 마주치는 사람마다 해맑은 미소로 인사를 한다.
웃음은 에스페란토(국제어) 만국의 순수한 인사로 통한다.
이처럼 자연의 맑은 숨결로 마음의 교감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곳이다.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정화의 숨결로 순수한 삶의 품격을 키우며 터득하는 영혼의 안식처이다.
한 시간 가까이 빠른 걸음으로 걷게 되면 전신이 땀에 흠뻑 젖어 위락 시설의 편이한 공간에서 쉼을 갖게 된다.
여름날의 열기와 땀을 식혀주는 미풍이 고맙기 그지없다.
이곳은 구능 지대의 완만한 경사가 진 언덕에 오를 수 있고 여러 종류 새들의 서식처인 광활한 전원의 숲이 있다. 이따금 숲의 정적을 깨는 로빈 새의 아름다운 울음소리와 숲의 나뭇가지 사이로 지새는 바람 소리와 억새밭을 스치는 바람결에 환호하는 들꽃의 향연은 자연의 교향악이다. 사슴, 토끼, 청설모, 다람쥐 등이 도토리나무와 ‘나도 감나무’ 아래서 열매를 줍거나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시냇가 상류에는 “Sweet Water”의 발원지인 “Cardinal Lake”가 있다.
맥 다니엘 생가와 삶의 터전이었던 목화밭의 이 땅은 맥 다니엘 후손이 조상의 유지를 받들어 지역 사회를 위해 기증하여 만인의 휴식처가 되었다.
애틀랜타 둘루스 시 중심에 자연의 생태계가 잘 보전되어있는 “맥 다니엘 팜 팍”은 천혜의 보고이다.
때로는 둘루스 시 가까운 한인 타운에서 지인과 만나 식사 후 “맥 다니엘 팜 팍”을 찾는다.
숲길을 산책하고 후문 주차장의 쉼터에서 삶의 탁월함을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유익한 시간의 기쁨을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