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로 듣고 인식하는 능력, 청력은 시력 다음으로 우리 생활에 중요한 감각이다.
소리가 귀에 도달하면 깔때기처럼 생긴 외이가 소리를 모아서 중이로 보낸다. 소리가 중이의 입구인 고막을 진동 시키면 그 자극은 3개의 작은 중이 뼈를 통과해 이동하고 이 소리가 체액으로 가득한 내이로 전달된다. 이 진동으로 내이의 작은 털 세포가 자극되며 구부러지게 되면서 뇌로 신호를 전송하게 되고 이 신호는 뇌에서 소리로 해석되어진다.
성인의 청력 저하는 연관적으로 우울, 불안, 치매, 이면, 대인 기피증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65세 이상에서 1/3 이상, 75세 이상의 사람들 중 절반이상이 청력 상실을 겪는다. 급성 청력장애는 약 5천 명 중 1명 정도로 나타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천천히 진행된다.
청력 상실의 원인은 바깥에서 내이의 감각 구조에 소리가 도달 못하는 귀지 축적, 고막문제, 중이염이 있을 수 있겠고, 소리는 내이에 도달하지만 신경자극으로 바뀌지 못하거나, 신경자극으로 바뀌어도 뇌에 전달이 안 되는 경우, 예로 소뇌 종양, 소음 신경 손상, 머리손상, 자가면역질환, 혹은 유전 질환들이 있을 수 있다.
연세 드신 분들이 많이 병원에 오시니 필자도 환자들과 대화를 잘하기 위해 청력뿐 아니라 마음으로 들으려고 관심 있게 보고 피차에 노력해야 한다. 대화하기가 편하신 분들의 대화 방식을 곰곰이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목소리가 크지 않으나 또박 또박 이야기 하신다. 상대방을 향해 눈을 쳐다보면서 이야기 하면 입모양을 보면서 말을 알아듣기도 좋아 깊은 대화가 된다. 혼자서 쳐다보지도 않고 상대방 방향으로 몸을 돌리지도 않은 채 중얼 거리면 잘 들리지도 않을 뿐 아니라 상대방에게 무시당했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고, 말하는 사람은 자신감이 없어 보인다.
청력에 관계없이 사려 깊은 분들은 상대방의 안부와 감사의 말, 가족들에 대한 관심을 묻는다. 상대방이 물어오면 간단히 답을 하여 상대방 말을 알아들었음을 알려드리고 다시 상대방의 안부를 되묻는다. 그동안 본인의 이야기를 상대방의 관심과 흥미가 있을 정도로 살짝 이야기 하는 것은 매우 좋은 대화가 될 수 있겠으나 항상 너무 길어지지 않도록 긴장해야 한다. 들으려는 마음이 청력만큼 중요하다.
노인성 난청의 청력상실은 대개 높은 음성 주파수에서 영향을 받는데, 높은 주파수의 청력 상실은 전반적인 말의 음량이 정상 일 때도 말을 이해하기 어렵게 한다. 이는 특정한 자음들이 고주파의 소리이기 때문이다, 이들 자음은 음성인식에 있어 매우 중요한데 노인성 난청은 이 자음들을 인식을 못하기 때문에 무슨 단어가 이야기 되었는지 모르게 되고 말하는 상대방은 잘 듣게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이야기 하면 대개 주파수가 낮은 모음을 큰소리로 이야기하기에 듣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어폰을 꽂고 음악이나 드라마를 크게 들으면 청력이 빨리 나빠진다. 보청기 사용은 일찍 할수록 좋다. 안경처럼 생각하라고 조언 한다.
청력이 떨어질수록 목소리가 커지는 경향이 있다. 큰 소리를 사람들이 듣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큰 소리를 듣지 말고 중요한 소리를 들어야 한다. 예로, 마음 속 에서 “더 많은 물질을 가져라, 이것도 좋고 저것도 새로운 것이 많다. 당신은 그 동안 고생 많이 하였기에 더 가질 수 있는 충분한 자격이 있다.” 라는 소리가 크게 들린다, 반면, 작지만 중요한 소리도 또박 들린다. “당신은 이미 다 가졌다. 불필요한 것을 더 가질 이유가 없다. 귀중한 것을 나눌 때이다.” 욕심과 걱정이 들려주는 소리를 듣지 말고 지금까지 잘 살아온 감사에 귀를 기울이자.
<김홍식 내과의사·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