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길 임(人-6, 5급)
*면할 면(儿-7, 3급)
스스로 알아서 하는 일은 싫증도 안 나고 힘도 덜 든다. 반대로 남이 시켜서 하는 일은 금방 피곤해진다. 남의 부림을 당하지 않자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任免’이란 단어의 두 글자를 샅샅이 뜯어 본 다음에 답을 찾아보자.
任자가 원래에는 공구[工]를 짊어진 사람[亻]의 모습이었는데, 그 ‘工’(공)이 ‘壬’(임)으로 변화됨에 따라 의미요소가 발음요소로 바뀐 셈이 되었다. ‘맡다’(take charge of)가 본뜻인데, ‘맡기다’(entrust)는 뜻으로도 쓰인다.
免자는 원래 宀(면)아래에 亻(사람 인)이 있는 형태였다. 머리에 쓴 ‘관’(crown)이 본래 뜻이었는데, 후에 ‘놓아주다’(release) ‘면하다’(escape)는 뜻으로 쓰이는 예가 많아지자, 그 본뜻은 冕(면류관 면)자를 만들어 나타냈다. 兎(토끼 토)와 모양이 너무나 비슷하여 혼동하기 쉽다.
任免(임:면)은 ‘임명(任命)과 면직(免職)/ 해면(解免)’을 이른다. ‘직원의 임면은 사장님께서 결정하실 일입니다.’의 ‘임면’이 좋은 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말고 배우자. 소동파의 부친 소순(1009-1066)이 남긴 다음 명언을 읽어보면 왜 그래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맨 앞 문제에 대한 답도 알게 된다.
“배우는 자는 남을 부리고,
배우지 않는 자는 부림을 당한다.”
學者任人,
학자임인
不學者任於人.
불학자임어인
- 蘇洵.
● 전광진(성균관대 명예교수/속뜻사전 편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