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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돈에 관한 불편한 대화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2-05-11 14:2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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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 아브릴(재정 심리 & 재정 상담 전문가)

2014년 Wells Fargo 에서 실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타인과의 대화에서 가장 불편하게 생각하는 주제로 돈을 꼽았다. 이것은 돈에 대해 타인과 대화하는 것이 종교, 정치, 건강, 세금, 심지어 죽음에 관한 대화보다 더 꺼려한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는 상대의 안부를 묻을 때 죽음, 질병, 사고 등에 관한 이야기는 쉽게 하지만 “월급이 얼마냐?” 혹은 “모아둔 재산은 얼마냐?” 등의 질문을 하진 않는다.  만약 누군가로부터 그런 질문을 받았다면 아주 무례한 질문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다면 가까운 부부, 가족은 어떨까? 의외로 부부 사이에도 상대가 얼마나 벌고 어디에 얼마큼 쓰는지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또 대부분의 경우 부모가 자녀에게 자신의 수입을 정확히 공개하는 경우도 매우 더 드물다. 그렇다면 부자들은 어떨까? 과연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책에 나온 부자 아빠처럼 어릴 적부터 자녀들에게 돈에 관한 교육을 잘 시켜줄까? 

2015년 뉴욕타임즈의 조사에 의하면 자녀가 18세 되기 이전에 돈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교육을 하는 부자는 단지 17퍼센트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결론은 가난하든 부자든 상관없이 우리는 돈에 대해 대화나 교육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유교사상의 영향을 받은 우리 한국 사회에서 옛날부터 돈 이야기는 상스럽게 여겨질 정도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돈에 대해서는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고 대화하길 꺼려하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부의 크기, 내 자산의 크기를 자신의 자존감의 크기와 동일시하기 때문이다. 한 일화로 아들로부터 직장에서 시간 당 얼마를 받느냐는 질문을 받은 아버지가 불같이 화를 냈다는 이야기가 있다. 바쁜 스케줄로 자신과 함께하지 못하는 어린 아들이 생각 끝에 자신이 모아온 용돈으로 아버지의 1시간을 사서라도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에 한 질문이었다. 이 아버지가 화를 내 이유도 자신의 자존심에 도전을 받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돈에 대한 대화 기피나 단절은 돈 교육 부재라는 또 다른 문제를 만들었다. 우리는 어디에서도 돈에 대해 제대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에서 살지 못하고 있다. 돈에 대한 부족한 지식과 정보는 돈에 관한 생산적인 대화를 꺼리게 하기 충분하다. 사실 학교에서 배우는 경제 공부조차도 학문적 차원에서 배울 뿐 실생활에서 적용되고 활용할 수 있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가진 돈에 대한 지식, 정보, 재무 심리는 어디에서 형성된 것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어릴 적 경험과 환경의 결과물이다. 사실 우리는 체계적인 교육이 아닌 암시적으로 늘 돈에 대해 끊임없이 대화하고 교육받고 있다. 아주 어릴 적부터 보고 들은 부모들이 돈을 대하는 생각, 행동, 습관이 바로 그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돈에 대해 배우는 전부이자 지금 현재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무 심리의 원천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재무 심리를 우리 부모가 한 그대로 우리 다음 세대로 대물림한다. 

그런데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재무 심리는 무의식적으로 고착화되기 때문에 우리가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우리의 경제 활동을 제한하고 부를 축적하는 것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된다.  가장 흔한 예로 “돈이 원수다” 혹은 “돈은 모든 악의 근원” 이라는 재무 심리가 있다. 어릴 적 부모로부터 이런 말을 반복적으로 보고 자랐다면 커서도 무의식적으로 돈을 멀리하려고 할 것이다. 

한 사례로 아빠로부터 받은 용돈을 차곡차곡 통장에 저축하던 이 사례자는 어느 날 은행 직원으로부터 자신의 아빠가 와서 통장에 있는 돈을 다 인출해 갔다는 말을 전해 듣고 아빠에게 이유를 물었다. 그때, 그녀는 아빠의 답변이 그녀가 성인이 되어서도 평생 돈을 모을 수 없는 이유를 제공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 대답은 바로 이랬다. “내가 준 용돈이니 너 통장에 있는 돈도 다 내 돈이다.”

 그 이후로 그녀는 돈을 모아두면 누군가에게 뺏길 수 있다는 불안감에 돈이 생길 때마다 다 소모하게 되는 습관이 생겼다고 한다. 결국 그녀의 부정적이고 잘못된 재무 심리를 바로잡아 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돈에 대한 진솔한 대화를 통한 상담과 돈에 대한 참교육이었다. 여기에서 참교육은 단순히 수입, 지출의 균형, 주식, 투자에 관한 것이 아니라 돈에 관한 올바른 철학을 말한다. 

돈은 우리 삶과 떼어 놓을 수 없을 만큼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돈에 관한 대화를 자존감 등 여러 가지 문제로 회피한다. 하지만 돈에 대한 대화를 편안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은 내 삶에 대한 애착과 책임, 그리고 더 나아가 진정한 자존감의 증거라 할 수 있다. 문제의 해결은 회피가 아니라 직면이다. 

그 첫 시작으로 돈에 관해 솔직한 대화를 나 자신 혹은 파트너와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줄리 아브릴(재정 심리 & 재정 상담 전문가)
줄리 아브릴(재정 심리 & 재정 상담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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