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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그 한사람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1-11-07 12:04:05

수필, 박경자(숙명여대 미주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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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자(숙명여대 미주총회장)

 

 

만만리 길  나서는 길처자를 내맡기고

맘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한사람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순간

구명대 서로 양보하며

'너만은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여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 두거라' 일러 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때

'저 하나 있으니'하며

빙긋이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 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함석헌 시   '그대는 그 한사람을 가졌는가')

 

이 시대의 설움은 '생각의 어른'이  없어짐이다. 모든 게  기계화된 세상에 작은 기계 하나면

모르는 것도 없고 지식도, 지혜도, 다 그 속에 있다는 기계 속에 마음도 지혜도 빼앗긴 이 시대

"유튜브에 들어가봐 다 거기 있어" 그 말 한마디에 가슴시리다. 

인간은 혼자 있지 못하는 군중 속의 고독, 그 침묵의 시간을 두려워한다.

"침묵을 배우라/너의  고요한 마음/ 듣고, 받아들이라"(피타고라스 580 BC-500 BC)

발목이 잡힌 인간은 어딜 가나 작은 전화기에 눈을 떼지 못한다.

하루에 인간은 6천 가지 이상의 수많은 생각에 매달려 마음의 평화를 잃고 허우적거린다한다.

돈 걱정, 자식 걱정, 무엇을 입을까, 무엇을 먹을까. 언제부터 우린  이렇게 많은 생각들의 노예가

되었는지, 낮에도 부족하여 밤에도 잠을 이루지 못한다. 만물의 영장이란 인간은  지구별 동물 중에

가장  뛰어난  머리를 가진 동물임에도 인간이 만든 기계의 쇠사슬에 매여 허우적거린다. 

우리가 어린 시절, 시대가 어려울 때,  그 시대를 이끌어 갈 '생각의 어른' 이 계셨다.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모르는 것도 없고, 아는 것도 없는  사람들이 산다. 어른도 없고, 아이도 없다.

교육은 왜 필요한가. 아이는 태어나면  손에 쥔 기계를 의지하고 교육을 받는다.

그 옛날 우리가 살던 그 시절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못하는 그 시절은 어디로 갔나.

모두가 혼자있기를 꺼린다.  우린 침묵할 때  그 침묵 속에서 들리는 소리없는 그 소리...

정신적 성장을, 하나됨을 배운다. 난 가끔 글을 쓸  주제가 떠오르지 않을 때 솔숲 사이를 거닐으며 그 솔등에 기대어 솔의 침묵을 배우고 듣는다.  '무얼  그리찾니...'

'너 자신이 되라'는 그 우뢰같은 침묵의 소리 '천인 무성' 침묵 속에  나를 찾는다. 

'모르면 모른다하라, 스스로 뭘  아는체 하지 말라'는 그 침묵의 소리에 놀라서  깨어난다. 

어제는 내가 늘 찾아가는 목화밭을 찾았다. 늦가을 저문 들녘에 

아직 추수가 끝나지 않은 하얀 목화들이 나를 반겼다. 이민의 삶 속에서 내게  소중한 '그 한사람'

 '목화밭'이었다. 멍하니 서있는 소들의 눈빛 , 아무것도 꾸밈없는 텅 빈 그 들녘에서 나를 반긴다.

내 어린 시절  하얀 수건을 쓰신 내 어머님이 이미 거기 와 계신다. 파아란 하늘 흰구름 서성이는

텅 빈 그 들녘에  딸을 찿아 오신걸까... 

"애야! 너무 애쓰지 마라. 세월이 잠시다." 여전한 그 내 어머니 음성을 들으며 풀밭에 누워 메뚜기도 잡고, 들풀들과 어울려 그냥 텅 빈 들녁에 내 마음을 찾을 수 있어 마음을 잃은 날엔 내 어머니를 만나려 목화밭을 찾는다.

 

사막에서는 별빛이 길이 된다한다. 하룻밤 사이에 모래 언덕이 없어지고 길도 사라지고

어제의 길은 길이 아니다.  사람이 길을 잃을 때 밤하늘 별들이 사막의 길이 된다.

오늘처럼 목숨을 앗아가는 질병이 생명을 앗아갈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

사막의 모래길만 없어지는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발을 딛고 서 있는 그 자리도, 미래도

우린 모르는 체  살아간다. 그사람이, 어진 스승의 길이 된 시대도 이젠 가고 없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도토리 키재기의 이 세상은 물질 문명이란 이기 속에서  인간은 힘을 잃었다.

당신은  무엇을 위하여 얼마 남지않은  당신의 생애 그 시간을 할애할 것인가? 

지금 당신의 생애 시간은 몇 시인가? 당신의 생애 끝에서 내가 얼마나 출세를 했나, 큰 집을 가졌는가, 얼마나 많은 재산을 가졌는가, 죽음의 도달하는 순간 '제로'가 된다.

'인생 수업'을 쓴 호스피스 닥터 '엘리자베스 케플러'는 죽음을 눈앞에 둔 많은 환자를 만나면서

"인간은 죽음 앞에서야 자신이 죽어서 살아왔음을 깨닫는다"고 말한다.

내가 무엇을 얼마나 소유할 수 있을까. 일류 대학을 가기위해 도시락을 서너 개씩 싸들고

수많은 학원을 다니며 살아남기 위해, 돈벌이에 부족함이 없도록, 수인처럼 끌고 다닌 

오늘의 교육 현장은 과연 무엇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지 모른다. 인간은 삶이라는 시작과 끝에서 

진정으로 우리 자신이 되어가는 일, 좋은 사람이 되는 일이다.

인간은 아무도 자신의 내면에 위대한 씨앗이  숨어있음을 보려하지 않는다.

어느 날 자신을 잃고 허탈감에 빠져  숲속에 앉아있는 나에게 멀리 강 건너 황금빛 물체가 다가오더니 나를 덥석 끌어 안았다 . 놀라서 "도대체 당신은 누구십니까?''  묻자 "나는 너다" 하더란다.

하나의 우화일지  모르지만  당신 속에는 위대한 당신이 숨어있음을  모르고 살다 간다.

"사랑 없이 인생 여행을 하지 말라. 삶의 여행은  사랑하는 것을 배우러 우린 이 세상에 왔다."

당신 마음에  ''황금빛 자아가 숨어있다''는 참자아 발견을 이 순간 하라

어느날 죽음 앞에서가 아니라 "지금하라".

홀로 있는 순간

그 침묵의 의자 

그 고독의 순간 

그 고독의 자리 

한적한 외딴 곳 

그 침묵이 나를 키운다.

내가 찾는  그한사람

당신일지도 몰라.

 

 

박경자(숙명여대 미주총회장)
박경자(숙명여대 미주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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