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치러진 조지아 주 연방상원의원 결선투표에서 민주당이 두 석을 모두 가져가 상원 상원장악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6일 오전 현재 개표 결과 민주당 후보들이 공화당 현역 두 명을 꺾고 승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상원의장인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수 있는 만큼 50대50의 구도는 실질적으로 민주당의 상원장악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래서 두 당은 사활을 걸고 조지아 결선투표에 대선 못지않은 막대한 자금을 퍼부으며 총력을 기울여 왔다.
결선결과가 바이든 4년의 국정을 크게 좌우할 것으로 판단한 유권자들의 관심 또한 뜨거웠다. 300만 명 이상이 사전투표에 참여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또 선거 당일 투표장 밖은 유권자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지난 11월의 대선 열기가 재현된 듯한 광경이었다.
조지아는 1996년 이후 민주당이 내리 6번의 선거에서 패배한 공화당 텃밭이었다. 그랬던 곳이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에 승리를 안겨주더니 이번 연방상원 결선투표에서 또 한 차례 민주당의 손을 들어줘 정치지형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을 낳고 있다.
이런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는 동력 가운데 하나가 바로 젊은이들이다. 젊은이들은 직접적인 투표를 통해서 뿐 아니라 적극적인 투표참여 독려 캠페인을 통해 조지아의 공화당 아성을 허물어뜨리고 있다. 이들이 변화를 추동하는데 동원하고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디지털 테크놀로지이다. 공간의 제약이 없는 디지털의 강점을 이용해 조지아 젊은이들뿐 아니라 타주의 젊은이들까지 투표참여 독려에 동참했다.
‘존 오소프와 라파엘 워녹을 위한 학생들’이라는 민주당 후보 지지단체는 전국의 현장 선거운동원들을 동원해 줌콜과 폰뱅크 그리고 틱톡 계좌를 이용한 선거 캠페인을 전개했다. 기후변화와 관련한 운동을 벌이는 진보적 단체인 ‘선라이즈 무브먼트’도 전국 400개 지회를 동원해 조지아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전화걸기와 텍스트 보내기 캠페인을 벌였다. 특히 이들은 35세 이하 유권자들을 집중적으로 겨냥했다.
전화와 텍스트 그리고 줌 화상을 이용한 캠페인에서 한 걸음 더 나가 유권자들에게 투표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실행한 단체들도 있었다. 조지아가 아닌 뉴욕에 본부를 두고 있는 ‘플러스1 보트’(Plus1 Vote)라는 단체는 다른 유권자 1명을 투표장으로 이끌면 무료로 우버 차편을 제공해 주는 방식으로 투표참여 높이기 캠페인을 벌여오고 있는 단체이다. 조지아 결선투표를 앞두고도 조기투표를 하거나 부재자 투표지를 집어넣을 장소에 가야하는 유권자들, 그리고 당일 투표장에 나가는 유권자들이 우버 차량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왔다.
물론 공화당 젊은이들도 적극적으로 공화당 의석 지키기에 뛰어들었다. 대학 캠퍼스 조직인 ‘칼리지 공화당원들’은 전국적으로 대학별 전화걸기 경쟁을 벌이는 방식으로 공화당 캠페인을 지원했다.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이용해 캠페인에 두 팔 걷고 나선 스타들도 있었다. 조지아 애틀랜타 출신으로 서부에 살고 있는 젊은 인기배우 토미 도프맨은 자신의 140만 인스타그램 팔로워들에게 “당신들이 카우치나 침대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며 조지아 결선투표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다. 그의 호소에 팔로워들은 적극 호응했다.
전통적 방식의 캠페인과 정치광고가 갖는 영향력은 점차 디지털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예상을 깨고 승리할 수 있었던 것도 디지털 선거 전략의 공이 컸다. 트럼프는 트위터를 이용해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었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는 단시간에 막대한 정치자금을 모을 수 있었다.
디지털이 선거 전반에, 특히 유권자들의 참여 독려 캠페인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에 비춰볼 때 디지털에 익숙하고 능숙한 젊은 층의 정치적 관심과 참여도는 향후 정치지형을 좌우할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 확실하다. 조지아 결선투표는 바로 이것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