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드-19가 덮친 올해 미국 식품업계에 일어난 가장 놀라운 현상 중 하나는 갑자기 쏟아진 두부 사랑으로 꼽힌다.
코로나바이러스 셧다운이 시작된 지난 3월 중순부터 시애틀에서 워싱턴DC까지 미 전역에서 두부를 찾는 손님이 급증했다. 식품점에 따라서는 한 때 고객당 두부 판매량을 제한한 업소도 있었다.
넬슨 데이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미국의 두부 판매량은 그 전해 보다 40%가 늘었다. 미국의 넘버원 두부 브랜드로 꼽히는 한 업체는 생산 설비를 풀가동시키고도 물량을 댈 수 없어 한국에서 두부 100만 팩을 긴급 수입했다고 워싱턴 포스터지는 전한다. 한국은 두부 소비가 가장 많은 나라이기도 하다.
이 업체 관계자는 “예년 같으면 연간 세일이 2%만 늘어도 하이 파이브를 했다. 올해는 20%가 늘 것으로 보고 있는데 생산 설비만 따라 준다면 50% 성장도 쉽게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인 주에 있는 한 작은 두부업체의 성장세는 더 가파르다. 7명의 직원이 일주에 8,000 파운드의 두부를 만들어 내던 이 업체는 지난 봄에 생산량이 2~3배 늘었다고 한다. 가족과 친구들까지 동원돼 두부 생산에 매달린 결과다.
업계에서는 두부 수요가 이처럼 급증한 것은 팬데믹과 함께 건강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워지자 싼 단배질 공급원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알려진 것처럼 육류 가공업체에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가격 또한 크게 올랐다. 두부는 파운드에 기껏 2달러 정도여서 가격면에서 육류와 비할 바가 아니다. 마른 콩 보다 약간 비싼 정도. 그런데도 풍부한 단백질 공급원이니 지금같은 때 소비자들이 두부에 눈을 돌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게 보인다.
지난 3월 이후 구글의 두부 요리법(tofu recipes) 검색은 2배 정도 늘었다. 가정용 요리법 데이터 베이스인 올레스피스(Allrecipes)의 경우 지난 4월 두부를 이용한 요리법을 찾은 네티즌이 266% 급증하면서 지난 7월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두부 요리법 검색이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요리 조회 수를 추월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지난 2년간 채식 다이어트 등에 관한 관심은 꾸준히 늘었으나 ‘고기없는 식생활’의 대체 식품에 두부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채식주의자의 접시에서도 두부가 자리를 잡기 시작한 것이다.
이 사이트 이용자들이 특히 많은 관심을 보인 두부 요리는 바싹한 두부 튀김, 아침 식사용 두부 부리토, 한국식 순두부 등이었다.
35개 주에 2,700여개의 수퍼마켓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는 크로거도 지난 5월이후 두부 판매량이 지난해에 비해 30% 늘었다. 두부를 사면 쌀, 야채, 간장 등을 함께 구입하는 예가 많아 식품 판매대에서 두부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2년전만 해도 미국 가정의 5% 정도에 침투했던 두부가 구운 두부 등이 판매라인에 가세하면서 7%로 늘었고, 팬데믹 6개월을 지나면서 16%까지 급증한 것으로 추산한다.
전통적으로 두부는 찬물에 담겨 포장된 형태로 판매되고 있으나 바로 먹을 수 있는 다양한 가공식품으로 개발된다면 시장 전망은 한층 밝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인 가정에서도 찌개나 부침용 외 색다른 두부 요리를 시도한다면 어린 자녀들이 더 많이 두부를 찾게 될 것이다.
흔하면 귀한 줄 모르게 되는데, 한인들에겐 두부가 그런 식품이 아닐까 한다. 주말이면 세일하는 한인 마켓에서 큰 것 한 모에 1달러50센트 정도면 살 수 있는 두부가 달라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