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정자(시인 수필가)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마음을 깊이 다친 적이 있다. 한참을 따끔하게 보답해 줄 한 마디를 찾아 헤매느라 무수한 말들이 내 마음을 휘젓고 다녔다. 사람마다 품격 그릇이 있듯 누구나 마음이 담긴 말의 그릇이 있다. 각자 지닌 말 그릇마다 인성과 품성의 깊이는 천차만별이다. 말 그릇이 깊고 넉넉한 사람은 말이 쉽게 흘러 넘칠 수 없을뿐더러 말이 담긴 용량 또한 한계 없는 깊음이라서 때에 따라 용도에 따라 넉넉하고 후덕하다. 하지만 비좁고 얕은 마음 그릇에 담긴 말은 쉽게 넘치기도 하지만 적재적소에 쓰기에도 빈약하기 이를 데 없음이라 절제나 규제 없이 부끄러운 줄 모르고 흘러 넘친다.
확인되지 않은 남의 다리 긁는 야사에, 카더라 통신까지 분별이 없다. 품격과 겸양이 담긴 말을 입에 물고 살아가기에도 유한한 시간이 아까운데도 말이다. 언어 습관은 삶의 모양새 형성에도, 영향력이 미치게 된다. 말 한마디가 새로운 가능성과 포부가 실린비전을 심어 주기도 하고 희망을 단절시키기도 한다. 어휘 속에 생각과 마음이 전달되는 것이라서 예의 바른 고운 말은 주변과 세상에 평안을 끼칠 뿐 아니라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동력이 되는 것이 말의 메커니즘이다. 의사 소통에 필요한 기본 용어를 적절하게 사용할 줄 안다는 것은 말하는 이의 품격을 대변 해 주기에 말 한마디가 이웃이 되기도하고 남이 되기도 한다.
때로는 말 한마디가 세상을 바꾸기도 하고, 고운 마음이 담긴 말은 상대를 편안하게 해주고 주변에 평안을 끼치게 된다. 말은 마음의 소리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가난한말을 입에 담게 될 것이요, 생각이 풍요로운 사람은 주변에 풍요로움을 끼치는 말을 구사할 것이요, 생각이 아름다운 사람은 아름다움을 전이 시킬 것이다. 세상을 떠도는 말속에는 말하는 이의 생각과 품성과 인격까지 엿볼 수 있게 된다. 말은 삶의 에너지를 전달하는 힘이 내재 되어 있기에 대화 가운데서도 함께 할 수 있다는 신의를 느낄 수 있게 해주며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긴밀한 도구가 되어 아름다운 관계를 창출해 내기도한다.
입에 담은 말이 공기 속으로 노출되면서 소리의 파장을 타고 귀로 전달되는 순간, 말의 품격 은 드러나게 된다. 주변을 복잡하게 얽히게 만들기도하고, 세상을 혼란에 빠뜨리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언어는 마음과 생각을 변화시키면서 육체에까지 영향력이 미친다. 환경과 운명, 자화상까지 바꾸어 버리기도 한다. 부드러운 세치 혀가 모멸감, 좌절감을 던져 주기도 하고, 좌중을 어둡게 만들기도 한다. 온화한 혀는 주변을 따스하게 감싸주고, 분노를 멈추게 하고 희망을 심어 준다. 신뢰가 바탕 된 진심 어린 말은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내지만 무례하거나 부정적인 말은 상처를 낳는다. 모진 말은 마음에 깊은 아픔을 남긴다.
마음에 담겨있던 생각이 말이 되는 것이라서 말이 씨가 된다 했다. 말 배우기에는 2년이 소요되지만, 침묵을 배우는 데는 일생이 소요된다 했다. 고단하고 차가운 세상에서 포근한 안식을 느끼게 해 주는, 마음의 온기를 나눌 수 있는 말, 마음을 울리는 깊은 감사가 배어 있는 은은한 마음이 담긴 말들은 잔잔한 바람이 숲을 잠재우는 힘이 내재되어 있다. 수많은 언어들 중에서 영혼의 결이 다듬어진 평안이 깃든 말은 지친 하루 끝에 받아보는 편지처럼 하루의 끄트머리에 조용히 스며들어 피안을 만나게 해주기도 한다. 마음에 들어온 생각이 말로, 행동으로 옮겨지는 것이 생각과 말과 행위의 카테고리다.
무심코 던진 말로 하여 누군가는 웃을 수도 있겠지만, 회복할 수 없는 깊은 심상트라우마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말에 대한 속담이나 명언이 많은 것일 게다. 매일 나누고 사는 말, 말의 파장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내 말이 누군가의 가슴에서 영원히 살 수도 있는 것이라서 ‘말 수는 적게, 듣기는 많이’를 명심하는 편이다. 대담이 이어지는 자리에서는 말을 나누는 편보다 경청의 자리를 택하며, 사려 깊음을 익혀가려 한다.
다사로운 온기가 담긴 고운 말들을 주머니에 넣어두고 하나씩 꺼내어 나누어 보면 어떨까 싶다. 상큼하고 달콤한 사탕을 나누어 먹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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