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김 법무사
미국 이민 제도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제는 신청서를 접수할 때 내는 수수료만 확인해서는 안 된다. 사건이 계류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매년 별도의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제도까지 등장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연간 망명 수수료(Annual Asylum Fee)’다.
USCIS의 현재 안내에 따르면 2024년 10월 1일부터 2025년 9월 30일까지 전체 기간 동안 망명 신청서(I-589)가 계속 계류되어 있었던 신청자는 연간 망명 수수료의 대상이 된다. 또한 2024년 10월 1일 이후 I-589를 제출한 사람도 신청이 365일 이상 계류되면 첫 1년이 되는 시점부터 수수료 대상이 되며, 이후에도 사건이 계속 계류되어 있다면 매년 다시 문제가 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것이 단순한 ‘신규 신청비’의 개념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망명을 신청하고 몇 년째 결과를 기다리는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다.
미국의 망명 사건은 신청했다고 바로 결론이 나는 사건이 아니다. 지역과 사건에 따라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수 있고 장기간 계류 중인 신청자도 적지 않다. 따라서 매년 비용을 부과하는 제도가 계속 유지된다면 장기 계류자에게는 새로운 경제적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제도에 최근 중요한 변화가 생겼다. 지난 8월 5일 매사추세츠 연방법원은 관련 소송에서 USCIS의 연간 망명 수수료 제도 가운데 ‘수수료를 내지 않았을 경우 발생하는 불이익’을 시행하는 부분에 제동을 걸었다. 이에 따라 USCIS도 현재 법원의 명령에 맞춰 기존 납부 기한을 놓친 신청자들이 다시 수수료를 납부할 수 있도록 온라인 납부 시스템을 열어 놓고 있다.
여기서 오해해서는 안 된다. 법원의 결정이 연간 망명 수수료 자체를 완전히 폐지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현재 핵심은 수수료 미납을 이유로 신청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집행 부분이 법원의 제지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USCIS 역시 해당 수수료의 대상이 되는 신청자들에게 납부 금액과 기한, 납부 방법 등을 개별적으로 통지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따라서 “법원이 막았으니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라고 단순하게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오히려 지금 필요한 것은 USCIS에서 오는 우편과 온라인 계정을 이전보다 더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이다. 특히 장기간 망명 사건이 계류 중인 경우 주소가 변경됐는데 USCIS에 제대로 신고하지 않았거나, 변호사를 변경한 뒤 통지 전달에 차질이 생기거나, 온라인 계정을 확인하지 않아 중요한 통지를 놓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2026년 이민 행정의 특징은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신청서를 한번 제출하면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시대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수수료, 신청서 버전, 제출 방법, 통지서 대응, 주소 변경 등 신청 이후에도 계속 관리해야 할 요소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망명 신청자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자신의 사건이 몇 년 전에 접수됐다는 이유로 현재의 제도 변화와 관계없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새로운 규정이나 법원의 결정이 이미 계류 중인 사건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간 망명 수수료 논란은 또 하나의 중요한 사실을 보여준다. 이민 정책은 행정부가 발표했다고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규정이 시행되고 다시 법원에서 다투어지고, 법원이 집행을 제한하면 USCIS가 절차를 수정하는 일이 반복될 수 있다. 결국 신청자 입장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변화 자체보다 오래된 정보에 의존하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맞았던 정보가 올해는 틀릴 수 있고, 불과 몇 주 전까지 적용되던 절차가 법원 결정 하나로 달라질 수도 있다. 특히 인터넷이나 주변 사람의 경험만으로 “나는 예전에 이렇게 했다”는 말을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
2026년의 미국 이민 제도에서는 신청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자신의 사건을 계속 확인하고 관리하는 일이다. 망명 사건도 이제 예외가 아니다. 접수증을 서랍에 넣어두고 몇 년을 기다리는 방식으로는 부족하다. USCIS의 통지와 법원의 결정, 그리고 자신의 사건 상태를 계속 확인해야 한다. 이민 사건에서 가장 비싼 실수는 때로 변호사 비용도, 정부 수수료도 아니다. ‘몰랐다’는 이유로 놓쳐버린 한 번의 기한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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