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석정
내 가슴속에는
대숲에 드는 햇볕이 아른거린다.
햇볕에 푸른 분수가 찰찰 빛나고 있다.
내 가슴 속에는
오동잎에 바스라지는 바람이 있다.
바람에 멀리 떠나는 발자취 소리가 있다.
내 가슴속에는
바람에 사운대는 꽃잎파리가 있다.
꽃이파리가 마련하는 머언세월이 있다.
내 가슴속에는
오층탑을 넘어 석종을 스쳐간 하늘이 있다.
별들을 간직한 하늘의 착한 마음이 있다.
내 가슴속에는
파트로 날아가는 나비가 있다.
나비의 그 가녀린 나랫소리가 있다.
내가슴속에는
굽이굽이 흐르는 강물이 있다.
강물에 조약돌처럼 던져 버린 첫사랑이 있다.
내 가슴속에는
하늘로 발돋움한 짙푸른 산이 있다.
산에 사는 나무와 나무에서 지를대는 산새가 있다.
신석정(辛夕汀, 1907년~1974년)은 일제강점기와 대한민국 시기를 살며 자연 친화적인 전원시와 역사의식을 담은 저항시를 남긴 대표적인 서정 시인이다. 호는 석정(夕汀)이며, 전북 부안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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