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순 통증전문의
당뇨병은 이름은 익숙하지만, 실제로는 조용히 진행되는 병이다. 혈당이 조금 높다고 해서 바로 통증이 생기거나 숨이 차거나 쓰러지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나는 괜찮은데 왜 약을 먹어야 하나”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증상이 없을 때도 혈관과 신경은 이미 손상될 수 있다는 점이다.
당뇨병이 무서운 이유는 혈당 숫자 자체보다 그 결과에 있다. 혈당이 오랫동안 높으면 눈, 콩팥, 신경, 심장, 뇌혈관, 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시력이 떨어지고, 콩팥 기능이 나빠지고, 손발이 저리고, 상처가 잘 낫지 않고,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위험이 올라간다.
특히 시니어에게 당뇨병은 더 복잡하다. 젊은 환자처럼 무조건 혈당을 낮게 유지하는 것만이 답은 아니다. 고령자에게는 저혈당, 어지럼증, 낙상, 식사량 변화, 기억력 저하, 콩팥 기능 저하, 여러 약물 복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혈당이 너무 높아도 문제지만, 너무 낮아도 위험하다.
당뇨병을 이해하려면 먼저 A1c, 즉 당화혈색소를 알아야 한다. A1c는 최근 약 2-3개월 동안의 평균 혈당 상태를 보여주는 검사다. 아침 공복혈당이 하루 이틀 괜찮다고 해서 당뇨 조절이 잘 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한 번 식후 혈당이 높게 나왔다고 해서 전체 조절이 완전히 실패한 것도 아니다. A1c는 혈당의 장기 성적표에 가깝다.
당뇨 관리에서 가장 흔한 오해는 단 음식만 안 먹으면 된다는 생각이다. 물론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료, 디저트, 과자는 혈당을 빠르게 올린다. 하지만 흰쌀밥, 국수, 빵, 떡, 감자, 고구마, 죽처럼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도 혈당을 올릴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양과 조합이다.
운동은 당뇨 관리의 핵심이다. 근육은 혈당을 사용하는 큰 저장고와 같다. 근육량이 줄면 혈당 조절 능력도 떨어진다. 시니어에게 걷기는 좋은 운동이지만, 걷기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의자에서 앉았다 일어나기, 가벼운 스쿼트, 벽 짚고 뒤꿈치 들기 같은 근력운동을 함께 해야 한다.
당뇨병에서 가장 위험한 상황 중 하나는 저혈당이다. 식사를 거르거나, 평소보다 적게 먹거나, 약을 먹고 운동량이 갑자기 늘거나, 인슐린이나 설폰요소제 계열 약을 사용하는 경우 저혈당이 생길 수 있다. 식은땀, 손 떨림, 심한 배고픔, 가슴 두근거림, 어지럼증, 혼동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하면 의식을 잃을 수 있다.
당뇨병 환자에게 눈 검사는 선택이 아니다. 당뇨망막병증은 초기에 증상이 없을 수 있다. 콩팥 검사도 중요하다. 소변 알부민 검사와 혈액 신장기능 검사를 통해 당뇨병성 신장질환을 조기에 확인할 수 있다. 발 관리도 빼놓을 수 없다.
당뇨보다 무서운 것은 당뇨를 모르는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당뇨가 있는데도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방치하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 당뇨병은 겁낼 병이 아니라 관리할 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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