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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57주년 사설] 격동의 시대, 한인사회의 버팀목이자 미래의 동반자로

지역뉴스 | 사설/칼럼 | 2026-06-09 09:23:12

창립 57주년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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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미주본사가 오늘로 창간 57주년을 맞았다. 1969년 6월9일, 미주 한인 언론의 선구자로 LA에서 첫발을 내디딘 본보는 지난 57년 동안 한인 이민사회의 성장과 도전, 희망과 좌절, 그리고 영광의 순간들을 독자들과 함께 기록하며 걸어왔다.

 

창간 57주년의 아침을 맞아 본보는 한결같은 성원과 애정을 보내주신 독자들과 광고주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도 미주 한인사회의 미래를 함께 열어가는 동반자로서의 사명을 더욱 굳건히 다하겠다는 마음가짐을 다시 한 번 되새긴다.

 

지난 57년은 곧 미주 한인사회의 역사였다. 이민 초기 언어의 장벽과 차별,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밤낮없이 일터를 지키던 1세대들의 땀방울이 있었고, 그 희생 위에서 성장한 2세와 3세들이 오늘날 미국 사회 곳곳에서 리더로 자리 잡고 있다. 본보 창간 당시 1만여 명에 불과했던 한인 인구는 이제 200만 명을 훌쩍 넘어섰고, 한인들은 정치·경제·법조·과학·문화예술 등 미국 사회의 핵심 분야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중요한 공동체로 성장했다.

 

그러나 오늘 우리가 마주한 현실은 결코 녹록지 않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더욱 강경해진 이민 정책은 서류미비자뿐 아니라 합법 이민자와 영주권 신청자들까지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좀처럼 잡히지 않는 고물가와 주거비 상승, 경기 둔화 우려는 한인 가정과 자영업자들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세계 역시 불확실성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 미중 갈등과 공급망 재편, 인공지능(AI)이 몰고 오는 산업 구조 변화는 우리의 삶과 경제 환경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변화의 속도는 빨라지고 있지만 미래에 대한 확신은 오히려 희미해지고 있다.

 

이처럼 불안과 혼란이 커질수록 공동체는 중심을 잡아줄 버팀목을 필요로 한다. 지난 57년 동안 미주 한국일보는 단순히 뉴스를 전달하는 매체에 머무르지 않았다. 이민자들이 낯선 미국 사회를 이해하고 적응할 수 있도록 길을 안내했고, 부당한 차별과 권익 침해 앞에서는 한인사회의 목소리를 대변했으며, 위기 때마다 공동체를 하나로 묶는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미주 한국일보는 정확한 정보와 균형 잡힌 시각, 책임 있는 보도를 통해 한인사회의 나침반이 되고자 쉼 없이 노력해왔다. 창간 이래 지켜온 ‘춘추필법, 불편부당, 정론직필’의 정신을 더욱 굳게 붙들고 사실과 진실에 기반한 보도로 독자들의 신뢰에 보답할 것이다.

 

지금은 위기의 시대이지만 새로운 도약의 기회 또한 열려 있다. 특히 LA를 비롯한 남가주 한인사회는 역사적인 전환점을 앞두고 있다. 2026 북중미 월드컵과 2028 LA 하계올림픽은 단순한 스포츠 행사를 넘어 지역 경제와 관광, 문화 산업에 거대한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인의 시선이 LA로 향하는 이 시기는 한인타운과 한인 비즈니스, 그리고 K-컬처의 저력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기회를 준비하는 자세다. 미주 한국일보는 앞으로도 한인사회가 이 같은 변화와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가장 빠르고 정확한 정보, 가장 깊이 있는 분석과 전망을 제공하며 공동체의 미래 설계에 함께할 것이다.

 

57년 전 창간의 첫날, 한국일보는 한인 이민사회의 목소리를 담겠다는 사명으로 출발했다. 그리고 오늘도 그 사명은 변함이 없다. 시대는 바뀌고 기술은 진화하며 미디어 환경도 급변하고 있지만, 공동체와 함께 호흡하고 미래를 함께 열어간다는 언론의 본질은 결코 달라지지 않는다.

 

한국일보 창립자 백상 장기영 선생의 “연필을 뾰족하게 깎아 기사를 쓰라. 붓끝에서 신경이 약동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며, 미주 한국일보는 앞으로도 한인사회의 가장 가까운 벗이자 든든한 버팀목으로 독자 여러분 곁을 지킬 것이다.

 

창간 57주년을 맞아 다시 한 번 독자와 광고주 여러분의 성원에 깊이 감사드리며, 한국일보는 언제나 한인사회와 동고동락하며 더 나은 내일을 향해 함께 걸어가는 신문이 될 것을 약속드린다. 혼란의 시대일수록 더욱 단단한 정론으로, 변화의 시대일수록 더욱 믿음직한 동반자로, 미주 한인사회의 길을 밝히는 등불이자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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