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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생각] 고생이 약이다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6-05-11 17:42:44

지천( 支泉) 권명오,삶과 생각, 고생이 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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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천(支泉) 권명오 (수필가 / 칼럼니스트)

 

사노라면 누구나 다 남 모를 고생을 겪으며 살게 돼 있다. 자신에 의해 만들어지거나 선택한 고생들도 많다. 필자 역시 피치 못할 고생을 겪은 일도 많고, 하지 않아도 될 일들을 선택해 고생하며 고민한 일도 많았다.

그동안 하지 않아도 되고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하며 갈등을 겪고 또 후회도 많이 했다. 하지만 자신이 선택한 일이고 고생이라 당연한 것이었지만, 그래도 어렵고 힘든 것은 어쩔 수가 없고 고생은 고생이다. 명예나 자신의 이익이나 부를 위한 고생도 아니었다.

74년 이민을 와 먹고살기 위해 벌티모어, 조지아, 루이지애나, 휴스톤 등을 돌고 돌아 애틀랜타 아리랑 고개를 넘고 넘어 정착하게 된 후, 연극에 대한 꿈과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첫 연극 공연을 결정했다. 연출을 할 때 무모한 도박인 것을 잘 알면서도 모험을 할 필요가 없는 일이었고, 또 이민 생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연극을 동포사회에 심고 가꾸기 위한 일이었는데 그 실상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생길이었다.

연극을 할 수 있는 조건이 전무한 탓이다. 연출자인 필자가 극장과 조명과 음악과 무대장치 및 분장까지 해결하고 모든 비용까지 책임을 지고 광고까지 신경 써야 할 현실이라 몸이 열 개라도 부족했다. 그 때문에 포기의 고비를 넘고 넘어야 했다. 그래도 과거 열악한 최악의 조건하에서 소극장 운동을 하며 연극을 했던 고생과 역경이 경험에 약이 돼 연극의 막을 올릴 수 있는 큰 힘이 됐다.

다행히 첫 공연은 대성공이었다. 출연자들과 스태프들이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 후 종합예술인 연극에 대한 꿈이 넘치게 돼 고생이 약이 된 결과와 열정으로 인해 성공리에 6회 공연까지 계속했는데, 안타깝게도 어렵게 시작한 연극이 꿈만 같은 이야기가 되고 완전히 중단되고 말았다. 원인은 먹고살 수 없는 연극을 계속할 수가 없는 이민 생활 때문이다. 종합예술인 연극은 혼자 할 수가 없고 또 4~5개월씩 연습을 해야 되는 어려움 때문이다. 그 와중에도 필자는 시키지도 않는 글을 기고해 왔고 40년이 지난 현재까지 기고를 하고 있다.

수입도 없고 원하지도 시키지도 않는 일을 하고 있는데, 혹자는 마치 특혜를 받는 신선 놀음이라고 착각하고 있다. 글 쓰는 사람들의 정신적인 고생을 전혀 알지 못한다. 그 때문에 글이 잘 써지지 않아 술도 먹고 담배도 피우며 생고생을 하며 머리를 짜내 글을 쓴다. 필자는 40년 이상 신문에 글을 썼기 때문에 고생을 부담 없이 이겨낼 힘이 생겼다. 그런데 이번에 에세이집 '코리언 아메리칸 아리랑'을 출판하면서 또 다른 고생과 고민을 하게 됐다. 얼마나 많은 분이 참석하게 될지 알 길이 없다. 예측하지 못했던 일들이 많다. 5월은 학교가 방학을 하고 가정의 달이라 고국 여행이나 가족 여행을 떠난 사람들이 많고 갖가지 행사들도 많아 고충이 많다. 결과를 알 수가 없어 고민 중이지만 어찌 됐든 모든 것은 지나갈 것이다. 인생사 다 그렇고 그런 것이기에 어렵고 힘들고 고생이 될지라도 그것이 약이 돼 나이 90이 된 지금까지 잘 살아왔기 때문에 고생이 약이 돼 고맙고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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