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수필] 나답게 산다는 것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6-04-13 10:17:45

수필,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내 인생에 대한 예의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알람처럼 지저귀는 새소리에 새벽잠에서 깨어나, 커피포트의 물 끓는 소리로 하루를 연다. 투명한 햇살이 눈부신 아침, 정성스레 내린 커피 한 잔을 들고 뒤뜰 숲을 마주하기 위해 선룸으로 향한다.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 앉아 창밖을 오래도록 바라보다 보니 우리 집 뒷마당에도 나름의 자연의 법칙과 질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날개를 파닥이며 나뭇가지 사이를 빠져나온 새들이 담장 위 물그릇에 부리를 담갔다 푸드득 하늘로 솟구치면, 지붕 위에서 눈치를 살피던 다람쥐들이 내려와 두 손을 비비며 그 자리를 지킨다.

 

명상이라기보다는 그저 넋을 놓은 듯 앉아 시간을 보낸다. 시장기에 슬며시 아침밥 생각이 들 때쯤이면 기웃거리던 이웃집 강아지까지 어느새 들 고양이 밥그릇에 슬그머니 합류한다. 불청객의 등장에 잠시 소란스러웠던 뒤뜰에 다시 고요한 평화가 내려앉는다. 이 정적 속에서 즐기는 달콤한 사유는 내 마음을 온전한 행복감으로 채운다.

 

가끔씩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지금 나답게 살고 있는 걸까?’

 

남의 시선에 연연하지 않고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을 해보는 것. 사회적 기준이나 타인의 박수를 갈구하는 대신, 내 내면에 존재하는 본질을 찾아내어 음미하는 것. 그리하여 미처 몰랐던 ‘나다움’을 발견하고 나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려는 것. 이러한 소소한 노력들이 과연 내 삶을 변화시키고 있는 걸까.

 

아직 인생철학을 온전히 깨달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나답게 산다는 것은 적어도 일상 속에서 스스로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일이라 믿는다. 지금 느끼는 이 만족감 끝에는 때로 후회도 스민다. ‘조금 더 일찍 가면을 벗고 내면을 들여다보았더라면, 정신적인 풍요를 누리며 더 멋지게 살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앞선다. 그럼에도 아직 그렇게 살 수 있는 시간이 남아 있다는 사실에 안도한다.

 

요즘은 양로원의 두 어르신 사이의 갈등 때문에 어찌해야 할지 난감하다. 자신의 처지를 실제보다 더 불행하다 여겨 사소한 일에도 신경이 곤두서니 남과 마찰이 쉽게 생긴다. 굳어진 신념으로 용납할 수 없는 현실, 노화에서 오는 열등감과 우울함. 이렇듯 마음의 여유를 잃은 상태에서는 타인과의 건강한 소통이 끼어들 자리가 없다. 부정적인 에너지를 뿜어내는 사람을 누군들 곁에 두고 싶어 할까.

 

세상의 모든 오해는 남들도 나와 같을 것이라는 착각에서 비롯된다. ‘내가 이러하니 상대도 이럴 것’이라 믿었던 마음에 틈이 생기면 실망과 미움이 스며든다. 쌓이는 오해는 결국 나다움을 잃어버리고 감정에 치우쳐 살게 한다. 두 할머니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렇게 지나가는 그 시간들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다툼의 모습 또한 나를 비추는 거울이다. 더 나이가 들고 생각이 굳기 전에, 여유롭고 자신 있게 나를 지키며 사는 법을 배워야겠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나답게 산다는 것. 정작 ‘나다움’이 무엇인지 모른다면 어찌 남과의 다름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겠는가. 내게 남은 세월동안 무엇을 어떻게 해야 나답게 사는 법을 찾아내어 ‘나다움’을 즐기며 살 수 있을까. 더 늦어지기 전에, 한 번쯤은 깊이 사유하며 내 삶의 본모습을 들여다보는 일이 필요하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법률칼럼] 공화당 내부에서도 커지는 ‘장기 체류 이민자 해법’ 논의, 미국 이민정책의 새로운 변수

케빈 김 법무사 2026년 미국 이민정책은 여전히 강경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불법체류 단속은 확대되고 있으며, 신속추방 적용 범위도 넓어졌다. 취업비자와 영주권 심사 역시 이전보

[박영권의 CPA코너] 인공지능(AI) 시대, 회계와 세금 업무는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가?
[박영권의 CPA코너] 인공지능(AI) 시대, 회계와 세금 업무는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가?

박영권 공인회계사 CPA, MBA AI는 이제 우리 일상과 업무 전반에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학생들은 학습과 과제 수행에 AI를 활용하고, 직장인은 이메일과 문서 작성에 도움을

[행복한 아침]  아침은 늘 아침이 되어 돌아온다

김 정자(시인 수필가)   실내 어디든 에어컨이 작동하고 있는 더위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세상은 궂은 일기 속에서도 월드컵 행사를 치르고 있고, 하늘은 흐림과 푸르름을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14)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14)

종이 수표 시대가 끝나고 있습니다쇼셜시큐리티 전자 지급 전환, 지금 확인해야 할 일 천경태 (금융전문가)  공식 발표일: 2026년 6월 2일 - 자료 출처: Social Secu

[신앙칼럼] 귀하고 견고한 기촛돌 (A Precious Cornerstone, 이사야Isaiah 28:16)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현하, 수많은 이들이 하나님 나라를 사모한다고 말하지만, 이 땅 위에 정작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는 사람은 아이러니컬하게도 매우

[내 마음의 시] 오늘밤의 이야기

박경자 (전 숙명여대 미주총회장) 솔숲에 앉아서 솔 바람 소리 풀벌래 소라바람이 흔들고 간 소리없는 소리 천인무성 ㅡ세상에  소음이 소리를 듣지 못한다그들이 만든 소음이 소음임을

[수필] 속도 제로의 발견
[수필] 속도 제로의 발견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살다 보면 삶의 속도가 제어할 수 없을 만큼 빨라질 때가 있다. 최근의 내 일상이 그랬다. 시간절약을 위해 촘촘히 짜놓은 스케줄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주택보험은 왜 집값이 아니라 ‘재건축 비용’으로 가입할까?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주택보험은 왜 집값이 아니라 ‘재건축 비용’으로 가입할까?

최선호 보험전문인 사람들은 흔히 “새로 시작하는 것”이 어렵다고 말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미 있는 것을 뜯어고치는 일이 더 어렵고 비용도 더 많이 드는 경우가 많다. 오래된 건물

[애틀랜타 칼럼] 진정한 관심을

이용희 목사 기원 전 10년 로마의 시인 피브릴리우스 시루스는 이렇게 노래를 하였습니다. “우리는 늘 자기 자신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마련이다.”  이 말은 우리가 누군가를 만날

[법률칼럼] 7월 10일부터 시행되는 USCIS의 신청서 형식 심사 강화, 작은 실수가 신청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