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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칼럼] 빈 무덤: 영원한 승리자의 관(冠)(Empty Tomb: The Crown of the Eternal Victor, 마태복음Matthew 28:5-6)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6-04-02 08:51:23

신앙칼럼,방유창 목사 혜존, 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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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십자가 – 윤동주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 가는 하늘 밑에/조용히 흘리겠습니다.

 

[서론] 비어 있음으로 완성된 승리

세상의 무덤은 ‘죽음’과 ‘끝’을 상징하지만, 그리스도의 무덤은 ‘비어 있음(Empty)’으로써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승리를 선포했습니다.

윤동주 시인은 그의 시 ‘십자가’에서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피를 흘리겠노라 고백합니다.

이 처절한 투신의 끝에 닿는 곳이 바로 ‘빈 무덤’입니다. 이곳은 자아가 죽어 없어진 허무의 자리가 아니라, 오직 그리스도의 사랑만이 꽃처럼 피어난 ‘영원한 승리자의 관(冠)’이 머무는 자리입니다.

[본론] 썩지 아니할 관(冠)을 향한 영적 경주

마태복음은 가장 낮은 곳에서 주를 따르던 ‘무명의 여인들’이 빈 무덤의 첫 증인이 되었음을 서술합니다.

토마스 아 켐피스는 “이름과 나타남 없이 일하기를 좋아하라”고 했습니다. 켐피스의 내면적 침잠과 윤동주의 실존적 투신은 ‘비어 있음’의 본질에서 만납니다.

십자가를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허락된다면” 지겠다는 윤동주의 고백은, 부활의 영광이 내 의지가 아닌 <겸손한 기다림의 영성(The Spirituality of Humble Waiting)>에서 시작됨을 역설합니다.

부활의 소식에 무덤으로 향한 전력질주는 사도 바울이 말한 ‘영적 경기’를 연상시킵니다. 날마다 정욕을 십자가에 못 박는 ‘자기 부인(Self-Denial)’은 ‘썩지 아니할 관(Incorruptible Crown)’을 얻기 위한 필수 훈련입니다.

입이 마르도록 간구하는 중보의 사랑이야말로 자아를 이기고 영적 경주에 임하는 성도의 참된 모습입니다. 낮은 곳으로 흐르는 은혜만이 우리의 생활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며, 비로소 고통스러운 십자가를 ‘행복한 승리의 관’으로 바꾸어 놓습니다.

[결론] 우리 내면의 빈 무덤을 향하여

현하, 우리는 세상이 주는 ‘썩을 면류관’에 집착하는 마음을 빈 무덤에 장사 지내야 합니다. 자아가 죽고 비워진 그 자리에 부활의 주님이 채워질 때, 우리는 비로소 신령한 몸으로 다시 살아나는 ‘빈 무덤의 영광’에 참여하게 됩니다.

이번 부활절, 우리 또한 켐피스처럼, 바울처럼, 윤동주처럼 이름 없이 주님을 온전히 본받는 자로 살아가며 영원한 승리를 노래합시다.

[부활절 기도문] 생명과 부활의 주님,

세상의 화려한 명예를 탐하던 완악한 자아를 빈 무덤 앞에 온전히 장사 지내게 하소서. 사도 바울처럼 푯대를 향해 달려가는 영적 경주자가 되게 하시되, 입이 마르도록 영혼을 품어 기도하는 신령한 갈증을 허락하소서.

윤동주의 마음으로 간구하오니, 우리에게 각자의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주저 없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게 하소서.

어두운 세상 속에서 우리의 삶이 조용히 흘리는 희생의 피가 되어, 부활의 아침에 꽃처럼 피어나는 생명이 되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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