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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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랑(金永郎, 1903~1950)은 일제강점기 순수 서정시를 대표하는 한국의 시인으로, 아름다운 언어와 섬세한 감성으로 민족적 정서를 노래했으며, 특히 '모란이 피기까지는'과 같은 대표작을 남겼습니다. 그는 시문학파를 이끌며 시의 음악성과 전통적 운율을 살렸고, 창씨개명 거부 등 애국심을 보였으며, 사후 강진에 기념관이 세워지는 등 문학적,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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