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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 가짜는 없다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5-12-12 10:14:25

박경자, 시와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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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자 (전 숙명여대 미주총회장)

 

아이들의 크리스마스 선물, 아침 일찍 사위 메튜가 왔다. “굿모닝~오늘 내가 청소 지휘자이다. 조금 있으면 카펜터가 온다,” 하더니 부엌에 들어가 쓰레기 봉투에 냉장고 급냉에 들어있는 음식들을 모조리 담아 냈다

 

어떤 것은 날짜를 내게 보여준 것도 있었다. 모조리 빈 냉장고를 쳐다본 나는 오랜만에 사위에게 못 볼 것을 보여 준 부끄러운 맘이 들었다. 세 아이들이 약속하고 메튜를 보낸 것이다.

목욕탕에 오래된 수도꼭지, 고장난 것들을 카펜터가 고치고 오랜 집이라 없는 부속이 많아서 오더를 해야 한다고 했다. 생각해보니 한집에서 50년을 살면서도 그간 미루고 살아온 것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온종일 집청소를 하고 필요한 것은 홈대포에서 사오기도 했다. 아들도 아니고 사위가 총지휘하면서 온종일 끌어 낸 물건들이 산같이 쓰레기통을 채웠다.

사위 메튜는 백인 변호사다. 본인 일을 미루고 맘먹고 장모님 집 청소를 하면서 행복한 오히려 표정이었다. 처음 딸이 자신의 보이프렌드는 엄마와 닮은 데가 많다고 했다. 

메튜는 책을 좋아해 그의 작은 집에는 몸 비켜 갈 틈이 없다고 했다. 나는 딸에게 “그 사람 내가 아직 못 만나 보았지만 책 좋아하는 사람 치고 가짜는 없다”고 말해 주었다.

그동안 미루고 살아온 것들이 오늘 몽땅 밖으로 나가고 냉장고 속이 텅 비워 살 것 같다

문제는 나이 들어 물건들을 버리지 못한 홀릭들이 많다. 물건들이 더 나가야 한다면서도 우리 집엔 거의가 돌 들이다. 나는 돌을 좋아해서 50년동안 석산동산을 떠나지 못했다.

조지아 마블 광산촌에 희귀석을 찾아서 볼 그라운드 찾아가 희귀석들을 구경하고 그때 사온 돌들이 나와 한평생을 살고 있다.

돌 이야기를 하면 한 생이 짧다. 오스트랠리아 여행 중 시장에서 사온 수석은 나의 둘도 없는 동반자다. 남태평양에서 모아온 희귀한 바닷 조개들…나는 왜 돈 아닌 것들에 마음이 끌리는지 희귀한 동물이다. 난 돈 많은 부호들을 부러워해 본적이 없다.

생각하면 내생에 가장 소중한 하나님 은혜라 생각하면 감사뿐이다. 50년을 솔바람 더불어 잠이 들고 속이 시끄러운 날은 밤중에도 솔숲을 거닐면서 고자질한다.

천인 무성/그래도 침묵 /푸른 솔에 등 기대어 그 침묵을 배운다. 빈 마음 발가벗은 솔/겨울 옷을 못 입혔는데/ 더욱 푸르름 /그 맑은 마음으로 나도 살수 있는 가. 천인 무성/ 선비의 향기/ 오늘은 그 푸르름에 내 마음 기대고 싶다. Merry 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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