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행복한 아침]   안녕 11월이여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5-11-26 08:19:44

행복한 아침행복한아침, 시인, 수필가, 김정자,안녕 11월이여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김 정자(시인 수필가)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다 품고 있는 11월 끝자락이다. 가을이라 하기에는 늦은 감이 있고 겨울이라 하기에는 어찌 이른 듯, 가을과 겨울이 맞물리는 달이다. 나 태주 시인은 11월을 ‘돌아 가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와버렸고 버리기에는 차마 아까운 시간”이라 은유 했다. 기상 학적으론 가을로 포함시키지만, 겨울 기후의 특징이 드러나기 시작하는 특유의 서정적 분위 기가 맴도는 모호한 철이요 애매한 시기이다. 만사 구분이 분명해야 하고, 근거 출처 한계가 모호하면 소외 당하는 세상인데 이도 저도 아닌 불 명확한 계절 문턱이 무슨 연유인지 마음 이 끌린다. 아쉬움, 새로움이 교차되는 계절 환승 길목이라 함께 아우르는 머무름에 시어가 고일 수 있는 여백이 숨겨져 있는 가을 마지막 달이다. 가을이 겨울로 경유하는 여울 목에 당도한때라 낙엽을 실어 나르는 바람자락 까지도 시가 되고 수필이 된다. 마을 가까이 있는 숲길을 찾아 나서기도 하고 도심을 떠나 원시림을 찾아 시어를 기웃거려보는 시도 조차 사색에 몰입하기에 알맞은 11월이다. 화창한 날보다는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 장조의 명랑 함 보다 애조 띤 단 음계 가락이, 원색 보다는 채도 낮은 갈색 톤의 색조가, 적극적 참여 보다 방관자적 안일한 즐거움도 숨겨져 있다. 11월이 지닌 마이너 단조 조합이 가난한 마음 들을 쓸쓸하게 그려내고 있다. 단 음계 음조가 마중물처럼 메아리로 번져나고, 풍경도 만상 의 소리까지도 적막해지는 겨울 초입이다. 

 

가을 끄트머리에서 한 해를 목판화 조각하듯 여념 없이 그려낸 한결 같음이 돋보인다, 결코 한해 끝맺음을 12월로 떠넘기지 않으려는 부단한 인내에서 마지막 잎새의 여운이 묻어난다. 11월이 안겨 주는 탁월한 감성이 한없이 아늑하다. 11월은 쓸쓸하면서도 새로운 기대를 준비하는 계절이라서 생명력 전달이 섬세하다. 활엽 관목은 이듬해 봄, 새 잎이 나오기 전 까지 움을 틔울 새순 옆에 붙어있으면서 추운 공기와 바람으로부터 움을 보호하고 감싸느라 마른 잎을 달로 겨울 나기가 시작 된다. 낙엽으로 낙하하는 잎들은 나무의 거름이 되어 주는 생명 순환이 전개 된다. 한해살이 들풀도 홀씨를 바람에 날려 보내고 흙으로 돌아갈 채비를 한다. 자연의 숭고한 질서가 경이롭다. 새벽 물안개가 아름다운 달도 11월이다. 마을 산책길 에 자리 하고 있는 호수에는 피어 오르는 물안개가 마치 안개비 내리 듯한 정경을 연출하곤 한다. 호수 가장자리에서부터 운무로 피어나면서 짙고 자욱한 안개로 수면을 운행하며 서서 히 번져 간다. 갈대 숲을 어루만지고 잎을 떨군 나 목 까지도 쓰다듬는다. 신비스런 동화 세계가 펼쳐지는 11월 끝 무렵이다.

 

알알이 맺힌 열매가 익어가고, 수확을 하고 다음 해를 기약하는 과정이 사람 사는 일과 매 일반 같다. 햇살, 바람이 적당해야 실과의 맛도 최상의 맛을 내듯이, 우리네 삶도 주어진 여건과 환경이며, 배경 원리 전제 위에 감각 여건의 조화로움과 인격이 어우러지며 최상의 인생의 맛을 각자의 몫으로 발산하게 되는 것일 게다. 성숙으로 익어가는 시간을 스스로 선택 할 줄 알아서 서두르지 말라는 준엄한 타이름을 11월 끝 무렵 에야 터득하게 된다. 하늘은 높고 지표면 온도는 싸늘하게 식어버려 그 무덥던 여름 날은 어디에 숨어버렸는지, 하늘을 올려다보게 된다, 허공과 우주와 영원을 넘어서는 계절 환승을 지켜보며 기다림을 익혀가려 한다. 산자락 단풍이 도심으로 내려오면 마음도 덩달아 울긋불긋 물들었었는데, 홀연히 지나가 버릴 11월 첨단을 붙들어 앉히고 싶었음은 오감을 깨워주는 11월의 민감함 때문 이었으리라. 남은 날이 짧기에 더욱이 소중해지는 희소성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오래 도록 누릴 수 없는 한정 된 것일수록 애착심리가 작동하기 마련인가 보다. 

얇아지는 햇살 두께로 하여 정신이 번쩍 들 만큼 산뜻하고 명징한 찬 공기가 몸과 마음을 새롭 듯 맑아지게 하고, 사고가 명확해지는 11월 끝 자락이다. 최적의 기온으로 쾌적하게 몸과 마음을 이완시켜 생체리듬이 안정감을 얻게 되고, 숙면과 정서적 안정감을 높여주는 11월의 뿌듯한 마무리가 얼마나 정겨운지, 마음 평온까지 수습해주며 조금만 더 머무르다 떠나 주기를 바램 하게 된다. 하지만, 가을을 놓아주는 것이 더 아름답다는 어느 작가의 말이 떠오른다. 11월이 지닌 정겨움, 애틋함, 다사로움이 훈훈한 다정함으로 오래도록 기억 속에서 묻어 날 것이다. 안녕 11월이여!  손을 높이 들고 아쉬움의 손짓을 보낸다. 11월은 송구영신 소란함이 밀려들기 전에 서둘러 돌아 볼 겨를도 없이 물러나고 있다. 안녕 11월 이여!!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수필] 카이자의 삼각형
[수필] 카이자의 삼각형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살다 보면 떠밀리듯 마주 서야 하는 순간들이 있다. 변명이나 용서를 구할 틈도 주지 않고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을 때다. 버릴 수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가입 전에 꼭 알아야 할 용어 정리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가입 전에 꼭 알아야 할 용어 정리

최선호 보험전문인  메디케어에 처음 가입하거나 플랜을 변경하려 할 때, 많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부딪히는 벽은 바로 ‘용어’다. 파트 A, B, C, D부터 시작해 메디갭, 프리미

[애틀랜타 칼럼] 비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자

이용희 목사 “나의 실패를 책임질 사람은 나 자신 외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나 자신이 바로 나의 큰 적이요 비참한 운명의 원인입니다. “이는 세인트 헬레나 섬에 유배되어 있던 프랑

[법률칼럼] 미 상원의 ‘이중국적 전면 금지’ 법안… 한인사회가 주목해야 할 진짜 의미

케빈 김 법무사 미 연방 상원에서 미국 시민권자의 이중국적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되면서, 미주 한인 사회의 우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만약 법안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사바나의 가을 풍경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사바나의 가을 풍경

최 모세( 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지난 10월 30일 섬기는 교회 시니어 61명이 이틀간의 일정으로 사바나 여행길에 올랐다.현재로부터 시공을 초월해 과거로 거슬러 오르는 믿음은

[신앙칼럼] 임마누엘 예수의 모략(The Conspiracy Of Immanuel Jesus, 이사야Isaiah 7:14)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의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이사야 7:14) 이사야의 예언은 곧 하나님의 모략이며, 임

[미주시문학을빛내고있는 10명의시인을찾아서7] 어머님이 동사라면
[미주시문학을빛내고있는 10명의시인을찾아서7] 어머님이 동사라면

신은철 (상략)어머님 일생몸의 시간은 매일매일 반복된 시계 시간이었지만맘의 시간은 순간마다 새로운 삶의 시간,아침에 묻는 말씀 “오늘은 무엇을 배우지?”저녁에 묻는 말씀“오늘 배운

[행복한 아침]   남기고 싶은, 남겨야 할

김 정자(시인 수필가)       부지불식간에 한 해가 지나가 버리고 마지막 달 12월 앞에 섰다. 마지막이란 말 앞에 서게 되면 언제든 숙연해 진다. 하루의 마지막, 한 주간의

[삶과 생각]  고 이순재 원로 국민배우
[삶과 생각] 고 이순재 원로 국민배우

지천(支泉) 권명오 (수필가 / 칼럼니스트) 지난날 연기생활을 함께 했던 이순재 선배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하고 머나먼 미국 애틀랜타에서 살고 있는 나는 고인의 명복이나 빌

[추억의 아름다운 시] 향수

정지용 시인​넓은 벌 동쪽 끝으로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얼룩백이 황소가해설피(해질 무렵)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질화로에 재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