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재외동포청장 이임 이기철 전 대사
“문턱 낮추고 소통·실질적 도움에 최선 다해
선천적 복수국적 해결 위해 국내 여론 설득”
“지난 1년 2개월 간 재외동포청의 기본틀을 잡아놓고 주요 사업들도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었던 것이 뿌듯합니다. 앞으로도 국가와 재외동포를 위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할 생각입니다.” 윤석열 정부의 재외동포 정책 공약으로 신설된 재외동포청의 초대 청장을 맡아 기관의 기틀을 다지고 순항 궤도에 올려놨다는 평가를 받은 이기철 청장이 지난달 30일 이임식을 가진 후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서울대 법대를 나와 외교부 조약국장과 국제법률국장, 재외동포영사대사, 네덜란드 대사 등을 역임한 정통 외교관 출신으로 지난 2016년 4월부터 2018년 1월까지 LA 총영사를 지내 한인들에게도 친숙한 이기철 전 청장은 “재외동포청은 재외 한인사회의 대변자로서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 전 청장과의 서면 인터뷰 일문일답 요지다.
-동포청 초대 청장으로서 임무를 끝낸 소회는?
▲감사하고 뿌듯하고 미안한 마음이다. 700만 재외동포들의 오랜 염원이었고,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던 재외동포청의 초대 청장으로서 국가로부터 큰 은혜를 입었다. 뿌듯한 것은 직원들과 지난 1년 2개월간 열심히 노력한 결과, 동포청의 기본틀을 잡아놓았고 주요 사업도 궤도에 올라가서 재외 한인사회로부터도 그간의 성과에 대해 대체로 좋은 평가를 받게 된 것이다. 미안한 것은 직원들과 더 소통을 갖지 못한 것, 그간 정들었던 세계 각국의 재외동포, 한글학교 선생님들과 더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하게 된 것이다.
-동포청 출범 후 지난 1년여 간의 성과는?
▲가장 중요한 것은 재외동포에 대한 컨셉트의 변화를 명확히 한 것이다. 과거에는 재외동포는 일방적으로 국가의 지원을 받는 시혜의 대상이었지만, 동포청 출범 이후부터는 재외동포가 대한민국과 공동발전을 하는 동반자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또 재외동포청의 법적, 제도적 틀을 잡았고, 2024년부터 향후 5년간의 재외동포정책 기본계획과 2024년의 재외동포정책 시행계획을 마련했다. 이어 해외 한글학교 예산 대폭 증액, 차세대 재외동포 모국초청 연수 확대, 한국의 정치·경제 발전상 재외동포용 교과서 수록,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의 첫 해외 성공적 개최, 소외 동포 보듬기, 동포들의 인천공항 입국장 내국인 통로 사용 시행 등을 들 수 있다.
-초대 청장으로서 동포청의 위상을 정립하는데 어느 면에 가장 중점을 뒀나?
▲동포청의 위상은 동포사회로부터의 신뢰와 지지에서 나온다. 동포청이 문턱을 낮추고 소통하며, 재외동포의 손톱 밑 가시를 빼드리고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며, 현장 중심의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을 동포청 직원들과 공유해왔다.
-재외국민 인증 시스템 등 민원 서비스 개선 노력이 두드러졌는데
▲재외동포 입장에서 가장 불편해 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고민한 결과 재외동포들에게도 국내와 같이 세계 최고의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디지털 영사민원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해 재외공관 금융인증서 발급, 재외국민 모바일 신분증 발급 등을 시행하고 재외동포인증센터 설립을 통해 은행, 카카오, 네이버 등 민간이 제공하는 국내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받도록 하고 있다.
-앞으로 재외동포청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나?
▲무엇보다 동포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소통하는 동포청이 되어야 한다. 또 재외동포사회의 대변자로서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해야 한다. 예를 들어, 선천적 복수국적 문제, 복수국적 허용 연령 하향조정 문제 등 국내 부처들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에 있어 동포청은 재외동포들의 정당한 요구가 국내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 국회, 학계, 언론 등을 꾸준히 설득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분명히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
-향후 계획은?
▲국가와 재외동포를 위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할 생각이다. 특히 재외동포들이 우리나라의 도약을 위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국내에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재미동포들의 강력한 희망인 선천적 복수국적 문제의 해결과 복수국적 허용 연령 하향 조정의 중요성에 대한 국내 인식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김종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