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대규모 투자에도
비용 대비 매출은 부진
내용 오류·데이터 부족
전력 공급·규제도 문제
엔비디아를 비롯한 인공지능(AI) 관련주 주가 상승세가 최근 주춤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AI를 둘러싼 거품이 꺼지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챗GPT 등장 이후 1년 반 동안 이어지고 있는 AI 붐이 둔화하고 있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으며 투입 비용 대비 수익성 등의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AI가 인류 존재에 위협이 되거나 인간의 모든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는 자취를 감췄고, AI 기술 이용이 확대되려면 여전히 갈 길이 멀고 장애물들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AI 경쟁에 뛰어든 기업들이 내놓은 제품들도 아직 사람들의 근무나 의사소통 방식을 바꾸지 못했고, AI 모델 개발·운용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지만 이익을 내는 기업은 극소수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한 빅테크(거대 기술 기업)들은 고급 인력을 고용하고 데이터센터를 만드는 등 AI 분야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지만 수익성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MS는 코딩을 도와주는 깃허브 코파일럿 사용자가 130만명에 이른다고 밝히고 있지만, 지금까지 내놓은 AI 모델 가운데 운용비용 대비 수익이 나고 있는 제품이 있는지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지난해 애플의 앱스토어와 유사한 GPT 스토어 서비스를 출시하고 이용자가 자신이 만든 GPT로 돈을 벌 수 있도록 했지만, 역시 수익이 났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구글 모회사)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AI에 대한 관심이 클라우드 매출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지만, 루스 포랏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데이터센터·반도체에 대한 투자로 비용이 전년 대비 급증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메타플랫폼(페이스북 모회사)은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고도 AI 투자에 따른 지출 증가 전망에 따라 지난 25일에는 주가가 10% 넘게 급락했으며, 마크 저커버그 CEO는 AI 구축 작업에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비교적 규모가 작은 기업들도 고객 응대나 문서 요약 등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려 하고 있지만, AI가 실제로 생활에 가시적인 변화를 끌어내려면 적어도 3∼5년은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WP는 이뿐만 아니라 정부 규제가 AI 산업에 걸림돌이 될 수 있으며 내용 오류, 전력 수급 등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또 AI 모델의 훈련에 쓰이는 데이터가 부족해지면 성능 개선이 정체될 수 있고, 현재의 AI 도구가 미래 기술에 의해 구식이 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투자를 망설이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