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경동나비
첫광고
엘리트 학원

[발언대] 출산과 양육, 거룩한 책무

지역뉴스 | | 2024-04-03 13:04:10

발언대, 최상석 성공회 워싱턴한인교회 주임신부,출산과양육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3월8일은 ‘세계 여성의 날’(IWD, 3월8일)이다. 지구촌 절반인 여성들의 날이자 우리 모두의 날이다. 세계 여성의 날에, 여성들에게 변화의 주역이 되라는, 여성 민권운동가이자 마틴 루터 킹 주니어의 부인인 코레타 스콧 킹의 말이 울림으로 다가온다. “여성들이여, 국가의 영혼을 구해야한다면, 나는 여러분이 국가의 영혼이 되어야한다고 믿는다.” 멋지고 위대한 선언이다.

‘여성의 달’이어서 그런지 출산에 대한 기사를 많이 접했다. 2023년 한국의 출산율은 0.72로 발표되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평균(1.61)에 비해 매우 낮은 수치이다. 학령 인구감소로 해마다 초등학교나 지방 소재 대학들이 문을 닫고 시(市) 군(郡)이 통폐합되고 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2100년까지 고국 인구는 절반으로 줄어들어, 국가의 안위와 겨레의 존속을 걱정하는 지경에 다다를 것이다.

출산 여부는 부부가 함께 결정하고, 출산은 여성이 하지만, 출산율은 여성이나 가정을 넘어 우리 사회와 국가가 함께 풀어야 할 중대한 문제이다. 출산율 감소의 원인을 여성이나, 출산을 포기하는 젊은 부부, 혹은 결혼에 적극적이지 않은 젊은 세대에게만 돌릴 수 없다.

출산율 감소의 원인이 개인보다는 우리 사회 안에 있기 때문이다. 출산에 따른 여성들의 사회적 경력의 제한, 엄두도 못낼 주택가격 및 주거비, 엄청난 사교육과 공교육 비용, 냉혹한 경쟁사회 체제, 취업난 등등이 그러하다. 정부나 지자체들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하여 아기를 낳으면 200만원에서 1,000만원까지 지급하고 매월 아기 수당을 지급하는 등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러한 정책들이 충분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어 보인다.

출산율 정책은 가볍게 접근해서는 안된다. 불과 1960년대(당시 출산율 6)와 70년대(출산율 4.5)만 하더라도 한국 관공서에는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산아제한 포스터가 붙어있었고, 초등학교 미술시간에 산아제한 포스터를 그리는 일들이 있었다. 무지막지한 산아제한 정책 실시 약 50년만에 이제는 지구촌 OECD 국가 가운데 출산율이 가장 낮아서 정부와 지자체가 천문학적 예산을 쓰며 출산을 권유하는 시대가 되었다. 출산율의 근원적 해법은 정부의 인위적 정책을 넘어 사회 공동체 구성원이 출산을 부담으로 여기지 않고 ‘행복감을 느끼고 인간의 따뜻함을 이웃과 함께 하는 휘게 라이프(hygge life)’의 삶을 사는 사회적 삶의 방식에서 나와야 한다.

부담 없이 출산과 양육을 할 수 있도록 사회적 삶의 방식을 만들어가고, 기업과 국가는 이를 위한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한 아이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출산을 꺼려하는 사회나 국가는 무언가 잘못된 사회다.

성경은 “자녀를 낳고 번성하라’(창세1:28), 곧 출산과 양육을 하느님이 명하신 인간 본래의 삶의 방식이요 축복이라 말씀한다. 출산과 양육은 산모나 한 가정의 부담이 아니라, 우리 사회, 우리 모두의 축복이며 기쁨이 되어야 한다. 또한 국가의 가장 중요하며 거룩한 책무이어야 한다. 아기의 탄생과 자람 곧 출산과 양육이 사회요 인류의 미래다. 이제는 사회가 산모가 되고 양육자가 되는 세상이어야 한다.

<최상석 성공회 워싱턴한인교회 주임신부>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미시민과 결혼 서두르고 망명 신청…트럼프 대비하는 이민자들
미시민과 결혼 서두르고 망명 신청…트럼프 대비하는 이민자들

불법 이민자 대거 추방 공약에 패닉…영주권자도 불안해 시민권 신청대학들, 방학에 본국 가는 유학생에 "트럼프 취임 전 재입국" 권고 불법 이민자 대거 추방을 약속한 도널드 트럼프

주택시장 슈링크플레이션… 집 작아지는데 분양가 껑충
주택시장 슈링크플레이션… 집 작아지는데 분양가 껑충

소매업계에서‘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행위가 논란이다. 슈링크플레이션은‘줄어들다’라는 뜻의‘슈링크’(Shrink)와‘물가 상승’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의 합성어로‘

2025년 주택시장, 올해 최악 상황 벗어난다
2025년 주택시장, 올해 최악 상황 벗어난다

모기지 이자율(30년 만기 고정)이 약 두 달간 상승을 이어간 끝에 11월 셋째 주(14일 발표 기준) 드디어 하락했다. 그런데 하락 폭은 전주 대비 0.01%포인트로 매우 미미한

졸업 후 취업난 걱정 없다… 다양한 특화 전공들‘주목’
졸업 후 취업난 걱정 없다… 다양한 특화 전공들‘주목’

대학을 선택하는 것만큼 전공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어느 전공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인생 진로가 결정된다. 적성과 맞지 않는 전공을 선택했다가 중간에 학업을 포기하는 경우도 흔하

병원 돌고 돈 후에야 판정…‘진단 사각지대’강직성척추염
병원 돌고 돈 후에야 판정…‘진단 사각지대’강직성척추염

허리 통증 외 다양한 증세 디스크와 통증 달라 주의수영은 증상 완화에 도움  “무릎이 아파서 병원에 갔더니 무릎에 물이 찼다고 진통제와 물리치료를 받았죠. 어느 날부턴 오른쪽 눈이

“가을단풍 놀이 좋지만, 무릎·발목 부상 주의하세요”
“가을단풍 놀이 좋지만, 무릎·발목 부상 주의하세요”

하산 시 무릎 가해지는 하중 4배 이상 증가반월상 연골판 손상·발목 염좌 가능성 높아 단풍과 함께 등산의 계절이 한창이다. 하지만 일교차가 커지는 이 시기에 호기롭게 등산에 나섰다

10억달러 '조지클루니 테킬라'… 3대 멕시코 술'에 취했다
10억달러 '조지클루니 테킬라'… 3대 멕시코 술'에 취했다

테킬라, 메즈칼, 풀케… 멕시코 전통주의 역사할리우드 배우 조지 클루니(63)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영화에 한 편도 출연하지 않았다. 요즘도 별 활동이 없다. 물론 그는

헬스장 안 가도…‘케틀벨’ 하나면 운동효과 만점
헬스장 안 가도…‘케틀벨’ 하나면 운동효과 만점

빠르고 간단한 홈트레이닝 법으로 인기근력 훈련에 심폐 운동까지 병행 효과너무 무겁지 않게… 적절한 자세 중요 시카고에 사는 34세 내과의사인 토드 반커코프는 운동을 할 시간이 많지

2세들 족쇄 ‘선천적 복수국적법’ 개정 재시동
2세들 족쇄 ‘선천적 복수국적법’ 개정 재시동

‘해외출생·거주 2·3세 한국 국적 자동상실’규정 신설된 개정안 국회입법조사처 제출 한인 2·3세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한국 국적법의 독소 조항 ‘선천적 복수국적’ 문제를 해결하기

추수감사절 연휴 8천만 떠난다
추수감사절 연휴 8천만 떠난다

AAA, 사상 최다 전망 올해 추수감사절 연휴 장거리 여행객이 전국에서 사상 최다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추수감사절 이틀 전인 오는 26일부터 연휴 교통체증이 시작될 것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