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직성 척추염
30~40대 남성이 가장 많이 발병
‘강직성 척추염(ankylosing spondylitis)’은 주로 노인에게 나타나는 허리 디스크·척추관협착증 등 관절 관련 질환과 달리 젊은 층에서 많이 발병한다. 20대 초반 대학생이나 군인 등에서도 흔히 발견된다. 강직성 척추염은 말 그대로 척추에 반복적으로 염증이 생겨 뻣뻣해지는 만성질환이다. 별다른 이유 없이 척추에 염증이 생겨 통증을 일으킨다. 염증이 반복되면서 관절에 변화가 생겨 등이 굽고 목이 뻣뻣해진다. 조기 발견해 치료하면 예후(치료 경과)가 좋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신체 전반에 증상이 나타나 일상생활도 어려워질 수 있다. 문제는 강직성 척추염이 초기 통증이 심하지 않고 진통제만으로 쉽게 가라앉아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상훈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와 함께 강직성척추염 조기 진단을 위한 자각 증상과 치료법에 정리했다.
■관절 염증 반복·변형으로 등 굽어… 5년 새 20% 증가
강직성 척추염은 관절에 염증이 생기는 만성질환으로, 관절에 염증이 생겼다 없어졌다를 반복하면서 관절이 변형되는 질환이다. 관절이 뻣뻣해지면서 움직임이 둔해지고, 나중에는 척추가 전체적으로 굳어지며 등이 굽는다.
척추 외에도 신체 다양한 부위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데, 장이나 눈, 피부 등을 침범하면 염증성 장 질환·포도막염·건선 등 다양한 질환으로 나타난다.
강직성 척추염 환자는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강직성 척추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질병 코드 M45 강직척추염)는 2018년 4만3,686명에서 2022년 5만2,616명으로 5년 새 20% 이상 늘었다.
2022년 환자 중 남성이 여성보다 2.5배 많았고, 남성 30~40대가 가장 많았다. 원인은 현재까지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HLA- B27’ 유전자와 관련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밖에 감염·외상·스트레스 등도 영향을 끼친다.
■엉덩이 관절에서 시작, 엉덩이뼈 통증 나타나
강직성 척추염은 조기 발견해 치료하면 예후가 좋다. 다만 통증이 특징적이지 않고, 간헐적으로 나타나며, 진통제만으로도 조절되므로 치료 시기를 놓칠 때가 많다.
대부분 엉덩이 관절 염증으로 시작하기에 초기에는 양쪽 엉덩이뼈가 번갈아 아플 수 있다. 이후 병이 진행돼 흉추를 침범하면 가벼운 기침에도 흉통이 있고, 손으로 누를 때도 통증이 생긴다.
아침에는 뻣뻣함과 통증이 심하다 낮에 활동할 때는 잦아든다. 통증은 밤 사이 더욱 심해지는데 통증으로 자다가 깰 때가 많다. 이런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재빨리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강직성 척추염 환자들이 병원에 가면 특징적인 통증 내역을 확인한 후 관절 운동 범위를 객관적으로 측정된다. 이와 함께 기본적으로 X선 촬영을 시행한다. 다만 초기에는 단순 X선 촬영 검사만으로는 이상을 발견하기 어렵다.
최근에는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로 더 정밀하고 빠르게 진단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확진을 위해 혈액검사로 HLA- B27 양성 여부를 확인한다.
■초기 강직성 척추염 약물·운동요법으로 조절 가능
강직성 척추염은 조기에 발견하면 약물 치료와 운동요법 병행으로 척추 강직 진행을 막을 수 있으며 일상생활에도 거의 지장을 받지 않는다.
약물 치료는 환자 상태에 따라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항류마티스약과 함께 TNF차단제·IL-17차단제·JAK 차단제를 사용한다.
이상훈 교수는 “운동요법은 관절 유연성과 근력을 기를 수 있는 재활 치료가 시행된다. 약물과 운동요법을 병행하면 강직까지 진행되는 환자는 10%에 불과할 정도다”며 “하지만 초기에 진단을 놓치고 흉추까지 침범하고 척추 강직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치료 효과를 낙관할 수 없다. 한 번 굳은 관절은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