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2% 인상·월 59달러, 올해 8.7% 대비 절반 미달
내년도 사회보장연금(소셜 시큐리티 이하 소셜 연금)이 3.2% 인상된다. 4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올해 인상폭에 비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어서 오를 대로 오른 생활 물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니어 은퇴자들의 삶은 더 팍팍해질 전망이다. 일각에선 소셜 연금 산출 방식을 재검토해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2일 연방사회보장국(SSA)은 은퇴자들에게 지급하는 소셜 연금을 산출하는 기준인 생활비 조정률(COLA)을 반영해 내년 소셜 연금을 3.2% 인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COLA는 매년 3분기 ‘도시 근로자 및 사무직 근로자의 소비자물가지수’(CPI-W)를 근거로 산출된다.
내년 소셜 연금의 3.2% 인상률은 지난 1981년 이후 최대 증가 폭이었던 올해 인상률 8.7%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지난해 5.9% 인상률에도 턱없이 모자란 인상 폭이다. 다만 지난 20년간 평균 인상률인 2.6%에 비해 0.6%포인트 높은 수준이라는 점이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3.2%의 인상률을 적용하면 내년 1인당 월 평균 소셜 연금은 1,907달러로 월 59달러 증가한다. 올해 소셜 연금은 월 평균 1,848달러다.
이 같은 인상 혜택은 은퇴자를 비롯해 장애인과 사망한 은퇴자의 배우자, 어린이 등 7,100만명에게 돌아갈 것으로 SSA는 추산하고 있다.
내년 소셜 연금의 소폭 인상은 올해 8월부터 10월까지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감안해 산출됐다는 게 SSA의 설명이다. 연방 노동통계국은 지난 9월 소비자 물가가 전년에 비해 3.7% 상승에 그쳤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꺾이면서 물가가 안정세로 돌아섰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도 물가 상승은 이어졌고, 식료품과 개솔린 등 생활 물가는 오를 대로 오른 상황에서 3.2%의 인상률은 은퇴자들의 현실과 동떨어진 인상폭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CNN은 “2000년 이후 소셜 연금 수혜자들의 구매력이 36%나 감소됐다”며 “2000년 이전 구매력을 회복하려면 매월 517달러 정도 소셜 연금이 인상되어야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소셜 연금 지급 시 원천징수되는 메디케어 파트B 보험료는 아직 책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NYT는 올해와는 달리 내년도 메디케어 파트B 보험료는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연방의회 보고 자료에 따르면 메디케어 이사회는 내년 메디케어 파트B 보험료가 월 평균 174.80달러로 인상될 것으로 예측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메디케어 파트 B 보험료는 164.90달러로 인하 조정됐다.
메디케어 파트B 보험료마저 인상되면 소셜 연금이 유일한 수입원인 저소득 은퇴자들의 생활 경제가 더 어려워지면서 생활고에 직면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참에 소셜 연금을 인상률을 책정하는 산출 방식을 재검토해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COLA는 도시 직장에서 일하는 임금 노동자의 생활비를 기준으로 산정되는 현재 방식으론 시니어들의 높은 의료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당파적 단체인 ‘시니어 시티즌 연맹’(TSCL)의 메리 존슨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인플레이션을 견디기에 수혜 연금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소셜 연금 결정 기준으로 의료서비스 등 62세 이상 시니어의 소비 성향을 반영한 전용 물가상승 지표인 ‘CPI-E’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