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계 심사기준 강화
고금리로 기업과 소비자들의 대출 부담이 커진 가운데 은행들의 대출 심사도 한층 깐깐해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RB·연준)가 최근 발표한 은행권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은행 여신업무 총괄 책임자들은 올해 2분기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모두에서 대출 태도를 강화했다고 답했다. 즉, 대출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심사조건을 엄격히 평가하거나 대출을 승인하더라도 대출 한도를 낮췄다는 의미다.
올해 하반기 대출 태도와 관련해서도 여신 책임자들은 대출 기준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하반기 경제 전망이 이전보다 비우호적이거나 더욱 불확실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담보가치 및 신용도의 저하가 예상된다는 게 대출 태도 강화의 주요 배경으로 꼽혔다.
은행들은 특히 부동산을 담보로 한 오피스 건물과 샤핑몰, 창고 등 상업용 부동산 대출 전반에 대해 특히 꼼꼼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재택근무 확대로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줄어들면서 오피스 건물들의 공실률이 치솟는 등 업계 불황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샤핑몰들도 입주 업체 감소와 방문객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연준은 보고서에서 “주요 은행들은 리스크 감내 능력의 감소, 유동성 포지션 악화 기대, 자금조달 비용 및 예금 유출에 대한 우려, 법률 및 감독, 회계기준 변화 등에 대한 우려 등도 대출 태도 강화에 대한 주요 배경으로 지목했다”라고 분석했다.
앞서 연준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5.50%로 0.25%포인트 높인 바 있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는 지난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7월말 현재 미국 내 30년 만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연 7%대 중반으로 뛰었다.
<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