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티코 보도… 메도우스 등 ‘각자도생’
4개 사안, 91개 혐의로 형사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나란히 법정에 서게 된 측근 및 주변 인물들이 ‘주군’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5일 보도했다.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등 혐의로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범으로 함께 기소된 피고인들이 재판과 관련해 ‘각자도생’하며 트럼프에게 책임을 돌리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플로리다주 자택인 마라라고에서 정보기술(IT) 분야 업무를 담당해온 한 인사는 지난달말,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국가기밀 유출 및 불법보관 혐의와 관련한 잭 스미스 특검의 조사에 협조하기로 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그가 마라라고의 감시 카메라 영상 삭제 시도에 대한 기존 입장을 극적으로 바꿨다고 폴리티코는 소개했다.
또 조지아주 검찰이 수사해 기소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사건의 공범으로 기소된 마크 메도우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1년 1월 당시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전화로 압력을 행사한 혐의와 관련, 자신과 트럼프의 역할을 대조하며 역시 ‘주군’에게 책임을 돌리는 주장을 폈다.
메도우스 전 실장의 변호인은 최근 심리에서 메도우스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지아주 국무장관간 통화 일정을 잡은 것은 사실이나 통화와 관련한 메도우스의 역할은 트럼프에 비해 미미했고, 덜 도발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한 1만1,780표를 찾아내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통화시 발언 내용이 그대로 공개된 상황에서 굳이 트럼프와 메도우스의 역할을 비교하는 변론 전략을 택한 것은 ‘주범’ 격인 트럼프에 비해 메도우스의 책임은 미미하다는 점을 배심원단 앞에서 부각하기 위함이라고 폴리티코는 분석했다.
또 조지아주에서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 기소된 데이비드 샤퍼, 캐슬린 래텀, 션 스틸 등도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자신들의 행위 대부분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트럼프의 변호사들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과 관련,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다가 지금은 대척점에 서 있는 마이클 코언은 폴리티코에 “역사는 공범 피고인들에게 트럼프가 자신만을 생각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범들의 소송 비용 등을 챙기지 않고 자신의 구명과 대선 캠페인에만 신경을 쓰면서 측근들이 제 살길을 찾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 대선 뒤집기 시도 의혹을 수사해온 잭 스미스 특검팀이 트럼프 주변 인사들이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하기 위해 전자 개표기 시스템에 접근을 시도한 과정을 둘러싼 자금 흐름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개표 시스템에 불법적으로 접근을 시도하는 과정에 투입된 자금의 출처와 사용 경위 등을 수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년 대선 공화당 경선 레이스에서 압도적 선두를 달리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정부 기밀문서 불법 유출, 성인영화 배우에 대한 ‘입막음용’ 금품 제공 등과 관련한 총 4건의 형사 재판에 회부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