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스톡이 지적 재산권 인수하며 재탄생
8월 1일부터 오버스톡 검색하면 연결 돼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가 돌아왔다. 예전과 약간 다른 방식으로… 8월 1일부터‘오버스톡’(Overstock)이 회사 명칭을 파산으로 잠시 사라졌던 생활용품 소매 체인 업체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로 공식 변경했다. 소비자들이 인터넷에서 두 업체명을 검색하면 앞으로 몇 달간 두 업체 로고가 함께 나오는 동일한 홈페이지로 연결된다. 가구, 홈 데코 제품 등을 취급하는 온라인 할인 매장 오버스톡은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가 챕터 11 파산을 신청한 지 약 두 달 뒤인 지난 6월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의 지적 재산권을 2,150만달러에 낙찰받았다.
조너선 존슨 CEO는 이번 ‘리브랜딩’(Rebranding) 마케팅이 두 회사의 강점을 기반으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오버스톡은 좋은 운영 시스템을 갖췄지만 회사명이 좋지 않았다. 반대로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는 좋은 회사명에도 불구하고 운영 시스템이 적절치 못했던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오버스톡은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와 달리 자체 재고를 보유하지 않는다.
대신 외부 공급 업체가 고객에게 상품을 직접 배송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오버스톡은 지난 6월부터 캐나다에서 새로운 운영 시스템을 테스트하고 있는데 이제 미국 소비자들도 같은 시스템을 통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게 됐다. 오버스톡의 새 운영 시스템과 관련 알아 둘 사항이다.
■오버스톡이 리브랜딩한 이유는?
디지털 마케팅 업체 마켓 마인드쉬프트의 민디 와인스타인 CEO에 따르면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는 강한 브랜드 인지도와 충성스러운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는데 바로 이 두 요소는 오버스톡이 필요로 했던 요소다. 와인스타인 CEO는 “마케팅 관점으로 보면 비용 절감 측면에서 매우 현명한 선택”이라며 “자체적으로 리브랜딩할 때 소요되는 많은 시간과 복잡한 절차를 크게 단축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 와튼 스쿨의 바버라 칸 마케팅학과 교수는 “그동안 오버스톡이라는 회사명이 회사 운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라고 지적했다. 오버스톡은 이미 수년 전부터 ‘땡처리’ 방식의 운영 방식을 중단했다. 그러나 회사를 기존 ‘땡처리’ 판매 회사로 인식하는 소비자가 여전히 많다. 존슨 대표에 따르면 비슷한 인식 때문에 오버스톡에 납품을 꺼리는 공급 업체도 많다.
소비자들이 2019년에 사임한 패트릭 번 전임 CEO를 오버스톡과 연관시키고 있는 점도 회사 운영에 부정적이었다. 번 전임 CEO는 러시아 스파이와 데이트한 사실을 인정했고 2016년 대선 관련 ‘딥 스테이트’(Deep State) 조사에 연루되는 등 물의를 빚은 인물이다. 이후 번 전임 CEO와 다른 임원들은 오버스톡 주식 사기 혐의와 관련, 투자자들로부터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이번 리브랜딩으로 오버스톡은 이미 여러 혜택을 받고 있다. 유치를 위해 수년간 노력했던 납품 업체들로부터 연락이 오기 시작했고 캐나다에서 새 운영 방식을 선보인 뒤 60만 개 이상의 새 제품이 온라인 매장에 추가됐다.
대대적인 리브랜딩에 따른 위험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칸 교수는 “회사는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에 대해 소비자들이 갖고 있던 기존 기대를 변함없이 충족시켜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7월 말 발표된 영업 실적에 따르면 2분기 매출이 20% 감소했고 실제 고객은 거의 30%나 빠져나간 점도 회사에 적지 않은 부담이다.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에 무슨 일이?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는 생활용품, 소형 가전제품, 결혼 선물, 대학교 기숙사 생활용품 등을 판매하는 대형 소매 업체로 잘나가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다가 월마트, 타겟, 아마존 등 경쟁 업체가 생활용품 판매를 확대하면서 10년 넘게 소비자들의 관심에서 점점 멀어져갔다.
최근 몇 년간 회사는 잘못된 운영과 투자로 재고 불안정과 고객 감소 등의 문제가 잇따라 발생했다. 2019년 부임한 마크 트리톤 전임 CEO는 인기 상품 라인을 축소하고 자체 브랜드 상품 판매를 확대하는 과감한 조치를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은 고객 감소로 이어졌고 납품 업체와의 관계가 틀어지는 계기가 되고 말았다.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나타난 소비자 보복 소비 특수를 잡지 못한 것도 회사 운영에 큰 타격이었다.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는 경향이 나타났을 때에는 경쟁 업체보다 못한 성적을 내놓으며 회사 사정은 점점 어려워졌다.
2022년 하반기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에 신용으로 제품을 납품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판단한 많은 납품 업체들이 납품을 중단하면서 재고 확보에 더 큰 어려움이 발생했다. 진열대에 전시되는 제품이 점점 줄어들자 업소를 찾는 고객의 발길도 결국 줄었다.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에서 구입하던 것과 같은 제품을 구입할 수 있나?
기존 대부분 제품 구입은 가능하다. 오버스톡의 기존 제품은 주로 가구로 ‘비욘드’ 제품군에 속하지만 리브랜딩 이후 침실과 욕실 제품 등이 확대됐다. 오버스톡의 기존 고객이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은 토스터 및 믹서와 같은 소형 가전제품에서부터 침구류 등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일부 제품은 앞으로 웹사이트에서 사라질 예정이다. 존슨 대표에 따르면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가 오프라인 매장을 모두 폐쇄했고 오버스톡은 온라인 매장만 운영하기 때문에 단일 저가 상품 판매는 중단될 예정이다. 판매 중단 계획인 상품은 배송비 부담이 있는 타이트 포드, K-컵, 3달러짜리 주걱 등이 포함된다. 다만 주걱과 같은 제품은 여러 개가 포장된 묶음 상품으로는 구입 가능하다.
■오버스톡 크레딧 카드로도 구입 가능한가?
이전과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다.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 앱, 그리고 마스터 카드를 받는 곳에서 사용가능하다.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 구매 시 5% 캐시백도 받을 수 있다.
■쿠폰도 계속 발급되나?
경우에 따라 다르다.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의 대표적인 20% 할인 쿠폰은 사라지지만 오버스톡 할인 행사는 이어질 예정이다. 리브랜딩 마케팅 행사로 로열티 프로그램에 가입하는 고객에 20% 할인 쿠폰(상품 1개 제한)이 제공된다. 앱을 다운로드하는 고객에게는 25%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파산으로 중단된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의 ‘웰컴 리워드 포인트’도 최고 50달러까지 다시 사용할 수 있고 19달러 95센트에 해당하는 무료 연간 멤버십 프로그램도 재개될 계획이다. 존슨 CEO는 “소비자들이 예전처럼 다시 편하게 쇼핑하도록 돕기 위한 프로모션을 실시한다”라고 밝혔다.
존슨 CEO에 따르면 오버스톡이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보다 저렴한 가격을 제공하기 때문에 쿠폰 우편 발송은 중단될 예정이다. 그는 “프로모션과 할인 행사를 이어갈 계획으로 기존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 고객은 쿠폰 없이도 더 좋은 가격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