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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골 서늘한 ‘폭염 청구서’… 연 1,000억달러 손실

미국뉴스 | 경제 | 2023-07-25 10:01:00

폭염 청구서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전세계 GDP 최대 17.6% 하락, 농업·건설·물류 등 타격 커

 

 기후변화로 인한 극단적 폭염이 미국을 비롯, 세계 경제 지형까지 바꾸고 있다. 건설업계는 비용증가와 노동시간 감소로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 [로이터]
 기후변화로 인한 극단적 폭염이 미국을 비롯, 세계 경제 지형까지 바꾸고 있다. 건설업계는 비용증가와 노동시간 감소로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 [로이터]

미국에서 전례 없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경제적 피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낮 최고 기온이 최근 20여일 연속으로 화씨 110도(섭씨 43.3도)를 넘어서는 등 전국 곳곳의 불볕더위가 경제활동의 발목을 잡는 위협 요인이 됐다는 것이다.

 

CNN 방송은 23일 폭염이 미국인 수백만 명에게 피해를 줄 뿐 아니라 기업들의 비용을 늘리고 경제를 압박한다며 폭염의 경제적 피해에 관한 연구 사례를 소개했다. CNN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폭염으로 인한 만성적 신체 위험이 세계적으로 GDP(국내총생산)를 2100년까지 최대 17.6% 위축시킬 수 있다고 추정했다.

 

무디스의 경제전문가 크리스 라파키스는 “최근 폭염과 찌는 듯한 여름 온도는 더위의 경제적 비용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폭염은 사람을 죽일 수 있고 사업이 지속하는 데 지장을 줄 수 있다”며 폭염으로 전력 소비가 늘고 야외 노동자들의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또 에이드리엔 아슈트록펠러재단 회복력센터는 지난 2021년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미국에서 폭염으로 인한 연간 경제적 손실이 1,000억달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 단체의 책임자인 케이시 바우만 매클라우드는 “더위가 우리를 덮치면 사고가 느려지고 정말 집중하기 어렵게 된다”며 “우리는 지치고 실수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매클라우드는 모든 경제 분야가 폭염에 영향을 받지만 농업과 건설에서 피해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다트머스대 연구에 따르면 세계 경제가 최근 20년 동안 기후변화발 폭염으로 입은 손실은 약 16조달러에 달한다. 세계 최대 규모의 재보험사인 스위스리도 최근 5년 사이 가뭄·산불 등 열 관련 재해 손실이 총 464억달러를 기록해 직전 5년(294억달러)의 1.5배를 넘어섰다고 집계했다.

 

3년 만에 돌아온 엘니뇨까지 가세하며 앞으로 폭염이 건설·제조·농업·운송 등 각 산업에 미칠 악영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자들이 온열 질환에 시달리는 탓에 노동생산성이 하락할 것이라는 게 기본 전제다. 국제노동기구(ILO)는 무더위로 인해 “2030년까지 세계 총노동시간이 매년 2% 감소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특히 몸을 많이 움직이는 농부와 건설 노동자들은 폭염 속에서 일하기가 더욱 어려워지는 셈이다.

 

지난 19일 캘리포니아주 홀트빌의 온도는 거의 화씨 115도(섭씨 46.1도)까지 올랐다. 이곳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잭 베시와 현장 감독관들은 100명에 가까운 일꾼들이 일사병에 걸리지 않도록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베시는 “우리는 일을 조금 일찍 시작해서 일찍 마치려고 노력한다”며 “누구도 밖에서 아프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텍사스주에서 지붕 공사 사업을 하는 에이미 펠러도 폭염 때문에 작업이 느려진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지붕은 확실히 더 뜨겁다며 특정 온도에서 지붕을 만지면 화상을 입을 수 있고 재료가 더 쉽게 찢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폭염은 사람뿐 아니라 동물에게도 피해를 준다. 피닉스 동물원은 여름 동안 동물들이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수영장과 그늘을 추가로 만들었다. 이 동물원은 최근 관람객이 줄어든 추세를 감안해 매일 운영시간을 오전 7시∼오후 1시에서 오전 7시∼11시로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열이 노동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온 조슈아 그라프 지빈 샌디에이고대 교수는 지나친 열이 특정 야외산업이 관리해야 할 문제가 된 지 오래됐지만 점점 극단적 상황은 기업과 경제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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