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원대 환율 차츰 낮아질듯…급락보다 점진적 하락세 유력
부채한도 협상이 타결되면서 외환시장에 약달러 요인이 새로 출현했다. 향후 한국의 무역수지가 개선되면 원화 강세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인 비지니스 업계도 환율 변동을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26일 전 거래일 대비 1.5원 내린 1,324.5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고강도 금리인상에 13년 만에 1400원을 넘어서 1,442.2원(10월25일)으로 고점을 형성한 바 있다. 이후 연준이 긴축 속도를 조절하면서 하락 전환해 작년 연말에는 1,200원대 후반까지 밀렸는데 올해 들어서는 한국의 무역적자가 심화하면서 다시 상승 흐름을 타 1,300원 위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상황이다.
중요한 것은 향후의 흐름이다. 지난 주말 미국 정치권에서 부채한도 협상이 타결되면서 단기 흐름은 달러 약세-원화 강세 전망이 많다. 부채한도 협상이 실패할 가능성에 대비해 그동안 시장에서는 안전자산인 달러를 선호하는 움직임이 있었는데 향후 이러한 베팅이 되돌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원·달러 환율도 부채한도 협상을 앞둔 5월 22~26일 주간에 타결 실패를 우려해 주초 1,310원대였던 환율이 1,320원대까지 오르면서 강달러 우려를 반영한바 있다.
협상이 타결된 만큼 지금부터 하반기까지는 등락은 있어도 원·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될 것으로 보는 목소리가 커졌다. 다만 인플레이션을 고려해 연준이 기준 금리를 높은 수준에서 유지할 것으로 보는 만큼 내려가는 속도는 빠르지 않을 수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3분기부터 한국의 대중국 및 반도체 수출 개선이 나타나면 무역수지가 개선되고 원화 강세가 나타날 것”며 “당분간 1,300원대 초반에서 움직이다 이후 연말로 갈수록 조금씩 떨어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한인 비즈니스 업계도 이제 약달러 요인을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할 때다. 무역 업계의 경우 지금의 강달러를 기반으로 선주문을 하면 좋고 여행 업계의 경우 하반기 약달러가 사업에 악화를 불러올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약달러로 인해 한국으로 여행가는 미주한인 여행객들은 더 많은 달러를 써야하는 등 환율 혜텍이 줄어들게 된다. 또 미국에서 한국으로 송금을 하는 경우에도 한국에서 받는 원화가 줄어든다.
반면 한국에서 미국으로 송금하는 부담은 줄어들어 미국 거주 유학생이나 주재원들에게는 긍정적이다.
약달러로 인해 라면이나 김치, 김, 자동차 등 한국에서 수입되는 식품과 물건들도 가격 상승 압박을 받게 돼 미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
환율과 관련해 가장 주목해야 하는 이벤트는 6월 13~14일 예정된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다. 현재로는 연준이 이날 회의서 기준 금리를 추가 인상할지 동결할지 가능성이 거의 동률로 예측되는 상황이라 섣불리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연준이 추가 인상을 실행하면 달러 강세가 나타나고 동결하면 달러 약세, 즉 원화 강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연준이 해당 회의에서 올해나 내년 초 기준 금리 인하와 관련해 코멘트를 내놓을 경우 약달러 요인은 더 커질 수도 있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