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 저조·금리 상승 ‘불안’
다수 전문가가 은행권 불안의 다음 주범으로 상업용 부동산을 지목하고 있는 가운데 상황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회사 CBRE그룹은 샌프란시스코 사무실의 공실률이 30%에 육박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전의 7배가 넘는다.
비슷한 현상은 LA와 뉴욕 맨해튼 등 다른 대도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매체 코스타그룹은 1분기 미 전국에서 임차인을 찾지 못하고 비어있는 오피스의 비율이 12.9%로 2000년 집계 시작 이후 최고치라고 밝혔다.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에서 사무실 출근으로 전환이 느리고 경기 침체로 대규모 구조조정도 지속되면서 공실률은 내년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불안은 은행권으로 고스란히 전이되고 있다. 부동산 회사들이 주로 중소 은행에서 돈을 빌렸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상업용 부동산담보증권(CMBS)의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내년까지 도래하는 대출 만기 규모는 1조달러를 훨씬 넘는다. 만기 도래 때 부동산 회사들은 최근 고금리에 따라 이자를 올려줘야 하고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대출 여력이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
은행권 불안에 한층 깐깐해진 대출 잣대를 들이미는 중소 은행들이 아예 돈을 빌려주지 않을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상업용 부동산이 강제 매각되거나 가격이 추가 급락해 중소 은행들에 부메랑으로 돌아와 또 다른 리스크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