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대 현장 2보 타전
미주 한인 이민 120주년을 맞아 태평양 횡단 요트 대장정에 나선 원정대가 ‘무풍지대’를 벗어나 순항 중이다. 4인의 원정대를 이끌고 있는 남진우 대장은 19일 본보와의 위성전화 통화에서 “북위 24도에서 19도까지 광범위하게 형성된 무풍지대 때문에 며칠간 고전했지만 지금은 북동쪽에서 시속 10~14노트 속도로 불어 오는 무역풍의 영향으로 항해가 순조롭다”고 두 번째 소식을 전해 왔다.
원정대는 LA와 샌디에고를 기준으로 남서쪽을 가로 질러 북위 19도까지 내려 왔으며, 지금은 항로를 서쪽으로 돌려 하와이로 향하고 있다. 원정대를 실은 ‘이그나텔라’호의 현재 위치는 북위 19도, 서경 126도로 1차 기항지인 하와이까지 2,000여마일이 남았다. 날씨도 화씨 70도 수준의 비교적 온화해 낮에는 반팔 차림으로 항해가 가능한 상태다.
원정대의 항해 위치와 기상상태를 파악하고 있는 마틴 곽 후원회장은 “당초 북위 23~24에서 서쪽으로 항로를 돌릴 계획이었지만 무풍지대를 빠져 나오기 위해 19도까지 내려왔다”며 “다음 주 중반에는 북동쪽에서 시속 20노트 이상의 뒷바람이 예상돼 항해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 대장은 “무풍지대를 통과하는 동안 무료함을 달래려 바다 낚시를 했고, 25파운드짜리 대형 참치를 잡아 대원들과 모처럼 포식했다”고 근황을 전했다. 그는 이어 “여기까지 항해하는 동안 배 한척 보지 못했다”면서 “마치 광활한 태평양 전체를 전세 낸 느낌”이라고 전했다.
남 대장에 따르면 대원들 모두 건강상태가 좋으며, 항해를 거듭할수록 요트를 다루는 실력도 많이 능숙해졌다. 남진우 대장은 “뒷바람을 타고 하루 140마일 이상 전진할 경우 하와이 도착까지는 앞으로 10~14일 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