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검찰 30대 기소, 매달 상납금 뜯어내
LA 한인타운 내 노래방 등 유흥업소 주변에서 협박과 갈취, 폭행을 일삼아 온 갱 조직이 연방 및 로컬 수사 당국에 적발돼 주모자인 한인 남성이 체포됐다.
이들 갱 조직은 노래방과 노래방 도우미 및 도우미 차량 운전기사 등을 상대로 이른바 ‘보호금’을 요구하며 수년 간 돈을 갈취해왔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이들은 피해자들이 말을 듣지 않거나 돈을 내지 않을 경우 협박과 폭행은 물론 심지어 총격까지 가하는 등 조폭 또는 갱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수법을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LA 한인사회에서 노래방 도우미 등 불법 영업이 공공연하게 이뤄져오면서 타운 내 갱들이 노래방과 도우미 업체 등 유흡업소들을 상대로 1,000달러씩의 보호비를 요구한다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처럼 알려져 왔다. 이처럼 불법에 독버섯처럼 기생해 온 범죄자들이 이번에 수사 당국의 철퇴를 맞은 것이다.
16일 연방 검찰은 연방 국토안보수사국(HSI) 수사관들과 LA 경찰국(LAPD) 경관들이 우드랜드힐스에 거주하는 38세 한인 남성 조대건(영문명 Daekun Cho)씨를 위협과 폭행 등에 의한 영업방해 등의 혐의로 체포해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연방 검찰은 조씨에 대한 법원 첫 심리가 이날 LA 다운타운 연방법원에서 열렸다고 전했다.
지난주 제출된 연방 검찰의 기소장에 따르면 조씨는 보호금 갈취 과정에서 총격, 차량절도, 납치 등 신체적 폭력을 저질렀으며, 노래방 주인, 도우미, 도우미를 차로 실어 나르는 운전사 등에게 매달 돈을 상납하라고 노골적으로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조씨는 최소 4명을 실제로 폭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소장에 따르면 지난 2021년 5월8일 한 도우미 차량 운전사를 조씨와 공범 한 명이 야구방망이로 무차별 구타했는데, 피해자는 팔이 부러지고 여러 군데 상처를 입었다.
당시 폭행 피해자들은 조씨가 상납금 액수를 올리자 지급을 거부하다가 폭행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검찰은 밝혔다.
또 2022년 8월5일에는 조씨가 한 도우미 운전사에게 노래방에서 나가라고 요구한 뒤 이 도우미 운전사가 도우미 2명과 함께 노래방을 떠나자 이들에게 총격을 가해 도우미 한 명이 목에 총상을 입은 경우도 있었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 사건은 LAPD가 자세한 경위를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에 따르면 이 외에도 조씨에게 약 4년간 보호비 명목으로 돈을 지불했다고 밝힌 또 다른 피해자는 자신이 지불을 중단한 직후인 올해 1월24일 조씨가 그를 폭행하고 1,000달러를 강탈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2월16일에도 500달러를 빼앗겼다.
연방 검찰에 따르면 LA 한인타운 내 노래방 등 유흥업소 대상 갈취 범죄단에 대한 연방 당국 차원의 수사는 약 1년 전에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협박 및 폭력에 의한 영업방해 혐의의 경우 최고 20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