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만에 3배 이상 폭등…일부업소들 폐업위기 몰려
최근 치솟은 가스비 탓에 가스 요금이 급등하면서 이를 감당하지 못해 폐업까지 고려하는 레스토랑이 늘고 있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한 달 가스비가 800달러 정도 나오던 식당은 지난 1월 가스비가 8,000달러로 치솟은 고지서를 받아들었고, 일부 중식당의 경우 한 달 가스비가 무려 1만3,000달러 이상 나와 충격에 휩싸여 있다.
26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따르면 업소용 천연가스 요금이 올해 들어 급증했다. 업소별 사용량에 따라 금액 상승률은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지난해 12월과 비교했을 때 1월 가스비가 2~3배 올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가정용 요금 상승과 마찬가지로 천연가스 도매가가 급상승하면서 남가주 가스컴퍼니(SoCalGas·이하 가스컴퍼니)가 요율을 올린 결과다. 개스 컴퍼니에 따르면 2월 요금은 가정용·업소용 모두 1월보다 내려갈 예정이지만 지난해 2월과 비교했을 때는 여전히 비쌀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가스 컴퍼니에 따르면 천연가스 사용 단위인 한 섬당 가격은 지난 1월 3.4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 달인 작년 12월(1.05달러) 대비 3배가 넘게 오른 것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인 작년 1월(0.83달러)과 비교하면 상승폭은 무려 4배에 달한다. 해당 가격은 2월에 1.1달러로 하락한 상황이다.
원재료 인플레이션, 치솟은 인건비에 이어 천연가스 가격까지 오르자 일부 레스토랑들은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LA타임스와 인터뷰한 베트남 레스토랑 포87의 트레 딘 대표는 “11월에 800달러였던 요금이 12월 2,000달러가 되더니 1월에는 무려 8,000달러로 치솟았다”며 “가스회사에 소송을 하거나 가게 문을 닫거나 두 가지 방안을 모두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스 스토브 사용이 많은 한인 레스토랑의 경우 요율 인상으로 인한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우려된다. 코리안 바베큐처럼 불을 이용한 요리가 많은 중국 레스토랑의 경우를 보면 알 수 있다. 차이나타운에 위치한 유명 레스토랑 홉우의 주디 리앙 대표는 LA타임스와 인터뷰에서 “1월에 가스비로만 1만3,656달러를 내야 했다”며 “가스컴퍼니와 협의해 4개월 할부로 지불 방식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가스비 충격은 업소들 뿐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도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가스컴퍼니가 2월부터 낮아진 천연가스 가격을 고지서에 도입한다고 밝혔지만, 남가주 지역에 역대급 겨울푹풍이 닥치면서 가스를 이용한 난방 사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또 상당수의 요식업소들이 치솟은 가스비를 충당하기 위해 또 다시 음식값을 올릴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외식 업체들은 그동안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마켓에서 샤핑하는 그로서리 비용 대비 음식 인상률을 높게 가져가지 않았다. 캘리포니아주 노동부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기준 LA 카운티의 외식비는 전년 동기 대비 5.4% 올랐는데 이는 그로서리 상승폭(7.2%)보다 낮다. 레스토랑의 경우 메뉴 가격 인상이 즉각적인 손님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가격 인상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계란값 상승에 이어 천연가스 가격까지 오르면서 고정비 지출이 커진 만큼 레스토랑의 메뉴 가격이 또 다시 들썩일 우려가 있다. 이미 한인타운 식당들의 경우 팬데믹 사태를 겪으며 인력난에 물가 급등까지 겹치면서 대부분의 업소들이 음식값을 1.5배에서 최고 2배까지 인상한 상황이다.
<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