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회, 원정대 초청 오찬 - 영상장비 기증
미주 한인 이민 120주년을 맞아 102명의 이민 선조들이 몸을 실었던 미국 상선 겔릭호의 항로를 거슬러 요트를 타고 태평양 횡단에 나서는 한인 원정대(대장 남진우)에 LA한인회를 비롯한 한인사회의 후원과 격려가 이어지고 있다.
남진우 대장과 도 유씨, 조셉 장씨, 박상희씨 등 4명으로 구성된 원정대는 미주 한국일보의 후원으로 내달 25일 요트 LA인근 마리나 델레이를 출발, 이민 선조들이 겔릭호에 몸을 실었던 인천까지 대항해에 나선다. LA-하와이-괌 혹은 사이판-고베-부산-인천을 잇는 총 항해 거리 9,000여 마일에 2달 반이 소요되는 대장정이다.
31일 LA한인회는 남진우 대장 등 원정대원을 한인회관으로 초청해 장도를 축하하고 격려 오찬을 함께 했다. 제임스 안 한인회장은 “이민 1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대장정에 나서는 원정대의 용감한 도전은 우리 한인사회의 큰 자랑”이라며 “원정대원들이 항해 도중 생생한 모습을 담을 수 있게끔 고프로를 기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원정대가 고프로로 녹화된 영상을 하와이 도착 후 한인회에 보내면, 한인회는 이를 멋진 다큐멘터리 영상물로 제작하기로 했다.
지난 1990년 UCLA 재학 중 미주 한인으로는 최초로 태평양 단독 횡단에 성공했던 강동석(54)씨는 오는 4일 원정에 떠날 요트 ‘이그나텔라’가 정박해 있는 마리나 델레이를 방문, 자신의 경험담을 함께 나눈다. 현재 연방준비위원회(Fed) 샌프란시스코 지부에서 감사관으로 근무 중인 강씨는 1990년 LA-하와이-부산을 단독 횡단한 데 이어 3년 후에는 세계일주 단독 항해에 성공했다. 고 박영석 대장이 이끌었던 히말라야 브로드피크 원정과 북극점 원정에도 참여했던 말 그대로 ‘전설’이다.
한국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이마트 아메리카는 원정대가 항해 도중 사용할 식품류를 후원하기로 결정했다. 김수완 이마트 아메리카 법인장은 “모기업 신세계 그룹이 운영하는 프로야구단 SSG 랜더스의 연고지가 이민 선조들이 출발했던 인천이라는 점에서 이번 원정이 더 큰 의미가 있다”며 “하와이 등 기항지마다 이마트 아메리카 네트웍을 활용해 충분한 식품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김 법인장은 또 “원정대가 출발하기 전까지 필요한 것들이 있으면 도움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오는 8일에는 한국외대 남가주동문회(회장 박흥률)와 외대 G-CEO 원우회(회장 셸리 김)가 공동으로 원정대 후원 행사를 갖는다. 셸리 김 G-CEO 회장은 “남진우 대장을 초청해 태평양 횡단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듣고, 후원을 원하는 참석자들로부터 십시일반의 정성을 모으려 한다”고 말했다. 외대 남가주동문회의 박흥률 회장은 이미 1,000달러의 개인 후원금을 약정한 상태다.
지난 달 17일 원정대가 개설한 기금모금 사이트 ‘고펀드미’ (https://gofund.me./f9c1e295)에도 한인들의 크고 작은 후원이 이어지고 있다. ‘한인 이민 120주년 재항해’(Resailing 120 Years of Korean Immigration)로 명명된 이 계좌를 통해 페이팔이나 구글페이, 크레딧카드 혹은 데빗카드로 후원이 가능하다.
한인 원정대가 목표한 금액은 5만달러. 지금까지 1만여 달러가 모금된 가운데 원정대는 출항 전까지 확보된 기금으로 요트 정비 및 수리를 마치고 바닷물을 정수해 식수로 사용하는 워터 메이커 등의 필수장비를 구입할 계획이다. 남은 기금은 훈련비용, 정박비, 체류비 등을 충당하는데 쓰일 예정이다.
남진우 대장은 “앞으로 한인들이 모아주실 소중한 후원금은 얼마가 되든 원정대가 태평양 횡단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 대장은 “하와이나 괌, 사이판 등에서 최종 목적지인 인천까지 여정에 동참할 실력있고 용감한 한인 요트맨을 찾는다”고 전했다.
문의: (714)924-0428
<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