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 ‘결합 승인’
최근 중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양사 합병에도 속도가 붙은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안으로 주요국 심사가 종료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지만, 경쟁당국이 대한항공의 독점 완화 방안이 부족하다고 판단하면 합병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23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현재 해외 기업결합심사는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4곳에서 진행 중이다. EU는 다음달, 영국은 늦어도 3월 기업결합심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해외 경쟁당국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함심사에서 합병 이후 독점 가능성과 시장 경쟁 제한성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합병 이후 출범할 통합 항공사가 독점적인 지위로 시장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항공은 합병 이후 외항사뿐 아니라 국내 항공사도 신규 취항을 할 수 있다고 경쟁당국을 설득할 뿐 아니라 취항 가능성이 있는 항공사와도 직접 협의를 진행 중이다. 대한항공은 미국 심사 통과를 위해 신생 항공사인 에어프레미아는 물론, 미국 항공사 유나이티드항공과 델타항공 등의 미주 노선 운항 확대도 추진 중이다.
미국 경쟁당국의 심사 결과는 당초 지난해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연방 법무부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며 심사 기간을 연장했다. 업계에서는 법무부가 대한항공이 제안한 경쟁 제한성 완화 방안이 부족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런던 노선의 경우 영국 항공사인 버진애틀랜틱의 취항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대한항공이 히스로 공항의 주 10개, 아시아나항공이 7개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을 보유 중인데 이중 7개를 버진애틀랜틱에 넘겨주는 방안을 제시했다.
대한항공은 EU 결합 승인을 받기 위해 점유율이 높은 유럽 주요 노선의 슬롯도 다른 항공사에 넘겨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019년 인천-파리 노선을 주 12회 운항해 점유율이 60%에 달한다. 점유율을 50% 아래로 맞추기 위해 주 3회 운항을 포기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신생 항공사인 에어프레미아의 유럽 노선 운항을 기대하고 있지만, EU를 설득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LA-인천을 운항하는 에어프레미아가 인천-파리 노선을 운항하려면 항공기를 추가 도입해야 한다.
EU가 대한항공이 제시한 대체 항공사의 신규 취항 실현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하면 다음달 추가 심사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