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원·달러 환율 올해 결산과 전망
2022년은 원·달러 환율이 한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게 치솟는 등 역대급으로 상승했다가 연말을 향하며 다시 1,260원대까지 내려가는 등 그 어느 해보다 널뛰기를 보인 한 해였다. 지난 10월 하순 1,444원까지 오르며 미국 내 유학생들과 주재원들의 숨통을 조였던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29일을 앞두고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달러당 1,267원대에 자리한 상태다. 미국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촉발된 올해 환율 급상승의 충격이 내년에도 재현될까. 외환 전문가들은 새해 들어 원·달러 환율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며 내년에도 상당폭의 환율 스윙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점치고 있다.
■올해 장마감 앞두고 등락
한국시간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4.4원 내린 달러당 1,267.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260원대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 6월10일(1,268.9원) 이후 6개월 만이다.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0.1원 오른 1,271.5원에 출발해 장중 1,266.2∼1,272.5원 사이에서 움직였다. 연말 쉬어가는 장세 속 거래량은 많지 않았다. 수출업체의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유입되며 환율에는 하락압력으로 작용했다.
이어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한국시간 29일에는 전일 종가 대비 3원 오른 달러당 1,270원으로 약간 상승 출발해 장 초반 1,265∼1,270원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는 미국 주택시장 부진과 중국발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침체 우려가 확대된 영향으로 달러화가 간밤 강세를 나타낸데 따른 것이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올해 3월과 5월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올 첫 개장일이었던 1월2일 1,188원으로 출발해 미국의 연 이은 기준금리 인상 속에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급 오름세를 지속하더니 7월 들어 첫 1,300원대 진입했고, 9월 중순을 지나며 급기야 1,400원대까지 치솟아 지난 10월24일 1,444원으로 정점을 찍었었다. 이후 ‘킹달러’ 현상이 주춤해지면서 연말을 향하며 하락세가 이어져 한국시간 12월28일 기준 연고점 대비 12.3%가 하락한 상황이다.
■내년 전망은
내년에도 원·달러 환율 스윙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킹달러’는 주춤해졌지만 시장에서는 내년 1분기까지 원·달러 환율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상반기에는 연준의 긴축 지속으로 다시 한 번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아직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고 연준이 내년 초 5% 안팎 수준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고 한 만큼 내년 1분기까지는 달러 강세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평균 원·달러 환율은 1,320원, 불안 심리가 커지면 1,350원까지 뛸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내년 상반기 환율이 1,400원을 다시 넘어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오현희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연준 금리 인상 기조가 마무리 되기 전까지 환율은 상승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대외 불확실성 심화 등에 따른 외환시장의 변동성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하반기로 가면서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멈추고 원화가 빠른 반등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때 주의해서 봐야 할 것은 글로벌 경기둔화 요인이다. 한국은 전형적인 무역 중심 경제이기 때문에 수출 감소가 통화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이 매추 크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인상 완료, 주요국 경기 반등이 확인되면 달러화는 추세적인 약세로 전환될 것”며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1,250원 수준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