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전 세계 생산량 3위… 토요타·VW 추격”
“전 세계 3위의 자동자 제조업체는? 미국이나 일본, 유럽 기업이 아닌 바로 한국의 현대자동차 그룹이다.”
경제 전문 통신사인 블룸버그가 21일 현대차 그룹이 글로벌 탑3 자동차 제조사로 등극했음을 강조하며, 장재훈 현대차 사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대차가 오는 2030년까지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등 전기차 차종을 최소 17종으로 늘려 연간 전기차 187만대 판매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고 전했다.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이날 보도된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총 19조4,000억원을 투자해 전기차 모델을 늘려 미국 시장의 11%, 전 세계의 7%를 차지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기아 전기차도 14종까지 출시해 현대차그룹은 연간 총 323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토요타와 폭스바겐에 이어 전 세계 차량 판매량 3위 그룹으로, 이미 미국의 포드자동차를 제치고 글로벌 탑3에 등극한 뒤 토요타와 폭스바겐을 추격하고 있다. 제네시스는 다른 고급 자동차 브랜드들과 경쟁하고 있고, 현대차그룹은 올해 미국 전기차 판매에서 테슬라 다음 2위로 올라서려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전 세계 총 9개 공장에서 차량을 생산하며 지난해 총 660만대를 판매했다. 현대차의 올해 매출이 141조7,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1% 늘어 세계 주요 자동차 기업 중 최고 증가율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의 목표를 뒷받침하는 것은 현대차 아이오닉 시리즈와 기아 EV 등 전기차 모델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들 모델을 앞세워 경쟁사들이 신중한 태도를 보일 때 적극적으로 전기차로의 전환을 시도했다. 예를 들어 현대차가 올해 초 젊은 소비자를 겨냥해 출시한 전기차 세단 아이오닉6는 한 번 충전으로 610㎞를 운행할 수 있다.
한국내 가격은 5,200만원부터이며 유럽에서는 아이오닉6의 초기 물량 2,500대 사전 판매가 하루도 되지 않아 마감됐다. 미국 출시는 내년이다.
제네시스의 경우 2030년까지 모든 라인업을 전기차로 바꿀 계획이다. 올해 제네시스 판매는 22만대로 작년보다 10% 늘었다.
이처럼 야심 찬 목표를 제시한 현대차는 현재 여러 악재에 맞닥뜨려 있다.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을 ‘북미지역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로 규정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시행되면 이 규정을 충족하지 못하는 현대차의 전기차는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없다.
현대차는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건설할 계획으로, 한국 정부와 현대차는 조지아 전기차 공장 완공 시점인 2025년까지 3년간 문제의 IRA 규정 시행을 미뤄달라는 의견을 미국 정부에 제출했다.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장 사장은 “지금이 매우 중요한 순간”이라며 “우리가 완전히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유연성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이 밖에도 앨라배마 공장의 협력업체인 차량 부품회사가 아동 노동 관련 연방 법규를 위반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시작 후 가동이 중단된 러시아 공장과 관련해서는 장 사장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러시아 공장의 규모가 커서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미 도요타와 닛산 등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러시아에서 철수했지만, 현대차의 러시아 내 사업 규모가 더 커 철수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현대차 공장은 전쟁 전 연간 20만대의 차량을 생산했고 이는 현대차 전 세계 생산량의 4%에 해당한다.
아울러 중국 당국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고급화 전략을 구사하는 중국 시장에서도 현대차 판매가 부진했다. 지난달 중국 내 자동차 판매는 작년 동기보다 4.2%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