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심판론으로 '집권당 무덤' 중간선거서 '확실한 상원 다수당' 확보
세대교체론 일축하며 재선 도전에 탄력…잇딴 헛발질 트럼프는 빨간불
민주당이 조지아 연방상원의원 결선투표 승리로 상원에서 확실한 과반을 차지하게 되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도 더 탄력을 받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집권당의 무덤'으로 불렸던 중간선거에서 예상과 달리 상당히 선전한데다가 2024년 대선까지 상원을 민주당이 주도적으로 운영하면서 바이든 정부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 라파엘 워녹 의원의 당선이 확정된 6일 밤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조지아 유권자들은 민주주의를 위해 일어났고 '울트라 마가이즘'을 거부했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6년 더 일할 수 있도록 좋은 사람을 워싱턴DC로 되돌려 보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워녹 상원의원과 통화하는 사진을 첨부했다.
민주당이 조지아주 상원 의석을 재확보하면서 차기 미국 의회 상원에서 민주당과 공화당간 의석 구조는 '51석 대 49석'이 된다.
위원회 위원 숫자까지 동수로 구성하는 등 철저히 권력을 분점해야 하는 현재와 같은 '50 대 50' 의석 구도와 달리 '51석 다수당'은 상원에서 실질적인 다수당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여기에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주요 법안마다 내부에서 반대, 진전을 어렵게 했던 조 맨친 상원의원(웨스트 버지니아) 등 이탈표에 대해 덜 신경 쓰게 된 것도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나아가 바이든 대통령이 중간선거 전에 이른바 '극우 마가 심판론'을 띄운 것도 선거 전략 측면에서 평가받을 가능성이 있다.
'마가'(MAGA)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줄인 말이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를 뜻하는 말로 주로 쓰인다.
이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선거 프레임을 '민주주의 대 트럼프주의'로 짜고 트럼프 세력에 맹공을 퍼부어왔다.
인플레이션 등 경제 상황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중간선거 전에 유세 메시지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내부 비판도 제기됐으나 결과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후보들이 고전하고 그 결과로 민주당이 승리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전략이 통한 측면도 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9·11 테러 등과 같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집권당이 대패했던 중간선거에서 내용상으로 승리에 가까운 결과를 만들어 냈다는 점도 미국 언론이 주목하는 부분이다.
이 때문에 고령으로 애초 세대교체의 대상으로 지목됐던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민주당 내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도 사실상 재선 도전 수순 밟기에 나선 모습이다.
론 클라인 비서실장이 크리스마스 연휴 이후인 내년 초에 재선 도전 선언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질 바이든 여사가 미국을 국빈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부와의 만찬 때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출마 계획을 언급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어서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 도전 의사를 밝히기는 했으나 공식적인 출마 결정은 가족과 상의한 뒤에 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달리 2024년 대선에 공식 출마를 선언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지아주 선거 패배로 어려움이 가중된 상태다.
펜실베이니아와 조지아 등 주요 경합지에서 자신이 내세운 후보가 자질 문제 등에 휩싸이고, 결과적으로 선거에서 패배하면서 공화당 내에서 선거 패배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고전했음에도 지난달 대선 출마 선언을 강행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패배 책임론에 더해 인종차별주의자와 만찬, 헌법 중단 요구, 트럼프 그룹의 탈세의혹 유죄 평결 등의 잇딴 '헛발질'과 악재로 당내에서 입지가 계속 좁아지는 등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