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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원 훌쩍 넘은 환율…‘가성비 여행지’된 한국

한국뉴스 | 경제 | 2026-06-15 09:54:54

1,500원 훌쩍 넘은 환율, 가성비 여행지된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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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리아 디스카운트’ 활짝

역대급 원화 약세 시대 도래

외국인 관광객 방문 역대급

미주한인 올 여름 방문 활발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훌쩍 넘는 등 원화 약세가 가속화되면서 한국이 미국 등 외국인들에게 ‘가성비 여행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원화 약세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빠르게 늘면서 올해 방한 관광객 수가 사상 처음으로 2,200만명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2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국제관광시장 전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방한 관광객은 474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6% 증가했다. 1~4월 누적 방문객은 677만명으로 집계돼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4월 기준 국적별로는 중국(44만명)이 가장 많았고 일본(23만명), 대만(15만명), 미국(13만명)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대만 관광객은 전년 대비 34.4% 늘어 주요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올 여름 달러 강세의 혜택을 많이 볼 수 있는 미국인들의 방문이 특히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관광객 급증의 핵심 배경은 원화 약세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훌쩍 넘어서면서 원화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원화 가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다.

 

원화 가치가 낮아지면서 외국인 입장에서는 한국에서 숙박과 식사, 샤핑에 드는 비용 부담이 크게 줄어든 셈이다. 여기에 BTS 복귀 공연 등 K-콘텐츠 관련 이벤트도 방한 수요 확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한인 여행업계에 따르면 미주 한인들의 모국 방문도 활기를 띄고 있다. 원화 환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뱅크오브호프와 오픈뱅크 등 금융권도 한국을 방문하는 고객들의 환전 서비스 요청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LA에 거주하는 부부 최모씨는 “내년에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올해 자녀들 여름방학 기간으로 앞당겼다”며 “원화 약세가 내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올해 방문하면 여행 경비를 상당히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외국인 관광객들의 소비 규모도 역대 최대 수준으로 커졌다. 지난 4월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의 카드 사용액은 1조1,5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5% 증가했다. 월간 외국인 카드 사용액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8년 이후 처음이다.

 

소비 분야에서는 샤핑이 전체의 45.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의료(24.8%), 식음료(13.1%), 숙박(11%) 순으로 나타났다. 과거 면세점 중심이던 소비 패턴은 최근 중저가 뷰티 제품과 식품, 백화점, 명품 소비 등으로 확대되면서 소비 영역 자체가 넓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로 자리 잡은 올리브영의 올해 1~5월 외국인 오프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해 같은 기간 방한 관광객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안국역점과 광장시장점의 외국인 매출 비중은 각각 80%, 81%에 달했다.

 

다이소 역시 외국인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명동역점의 외국인 카드 결제액은 2023년 130% 증가한 데 이어 2024년 50%, 2025년 60% 늘었으며 올해 1~3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했다.

 

명품 소비도 증가세다. 올해 1분기 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 3사는 모두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 사업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4% 증가한 7,409억원을 기록했고,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각각 8.2%, 7.4% 늘었다. 3사의 1분기 명품 매출은 28~30% 증가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한국의 ‘가성비’를 체감했다는 외국인들의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에 거주하는 20대 K팝 팬은 “한국에서 물건을 사보니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합리적이었다”며 “이제는 다른 곳에서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하는 것이 아깝게 느껴질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필요한 물건을 미리 사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한 방문객도 “지금 한국 원화가 정말 싸다. 지금 한국을 찾는 사람들은 최고의 환율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샤핑이든 뭐든 전부 훨씬 저렴하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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