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은 경계가 분명한 은백색의 좁쌀 같은 발진으로 덮여 있는 홍반성 피부를 특징으로 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이다.
그런데 건선 특히 건선관절염에 걸리면 ‘자살 경향성(suicidality)’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용범 건국대병원 피부과 교수와 원성호 서울대 보건학과 교수 연구팀은 2005년 1월~2017년 12월 국립건강보험공단 자료로 건선 및 건선관절염으로 진단받은 환자 34만 8,439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유럽피부과학회지(Journal of the European Academy of Dermatology and Venereology)’ 최신 호 온라인판에 실렸다.
이 연구는 인구 기반 코호트 연구로, 건선 및 건선관절염을 진단받은 환자군과 일반 인구에서 자살 생각(suicidal ideation), 자살 시도(suicide attempts) 그리고 자살로 인한 사망(completed suicide)으로 구성된 자살 경향성 위험도를 비교 분석했다.
또 건선 중증도와 자살 경향성의 상관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환자군을 경증, 중등도-중증 군으로 나눠 분석했다.
그 결과, 일반인 그룹에 비해 건선으로 진단받은 환자군에서 자살 경향성 위험도가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았다.
특히 자살 생각과 자살 시도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관찰됐다. 이 같은 경향성은 건선만 진단받은 환자군보다 건선관절염을 함께 진단받은 환자군에서 두드러졌다. 다만 건선 중증도와 자살 경향성 위험도는 일치하지 않았다.
최용범 교수는 “건선 및 건선관절염은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다양한 신체적 합병증 뿐만 아니라 심리ㆍ사회ㆍ경제적 부담을 동반한다”며 “이번 연구로 건선 환자에서 중증도와 관계없이 자살 경향성 위험도가 증가했다”고 했다.
최 교수는 따라서 “적극적인 건선 치료와 함께 환자의 정신 건강 측면에 대한 사회와 가족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