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이 대출 증가율 못 따라가 자금 확보 노력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한인 은행들을 비롯한 은행업계의 예금 유치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RB·연준) 긴축으로 돈이 말라갈 것을 대비해 고객 자금을 확보하려는 것인데, 한인 은행들은 최근 이자율을 높은 정기예금 CD 상품들을 잇따라 내놓으며 예금 확보에 나서고 있고, 주류 은행들에서는 타 은행에서 돈을 옮기는 고객들에게 현금 보너스까지 제공하며 예금 유치 노력을 벌이고 있다.
7일 한인 은행 업계에 따르면 뱅크오브호프(행장 케빈 김)는 최근 출시한 ‘스텝업CD’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스텝업CD는 분기마다 이자율이 올라가도록 설계된 상품으로 현재와 같은 금융 긴축 국면에서 유리하다. 보통 CD 상품은 고정 이자율이라 지금처럼 기준 금리 인상 상황에서 가입 시점을 잡기가 힘든데 스텝업CD는 고민할 필요 없이 들어놓으면 향후 자동으로 상승한 이자율의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스텝업CD는 최소 디파짓이 1,000달러며 3.25% 연이자율(APY)이 적용되는 12개월 CD와, 3.11% 연이자율이 적용되는 9개월 CD 두 종류가 있다.
한미은행도 9개월 만기 연이자율(APY) 3.25%의 온라인 CD 상품을 판매하고 있고, 다른 한인 은행들도 잇따라 유사한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예금 유치 경쟁이 거세다.
한인은행들이 고객들의 목돈을 확보하려고 나서는 것은 금융환경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이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회의(FOMC)에서 기준 금리 상단을 4%로 올리는 등 긴축 속도를 높이는 상황에서 중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영업 안전성을 확보하려면 대출만큼 예금을 확보하는게 중요하다.
그런데 한인 은행들의 경우 올해 들어 대출 증가 속도는 빠르지만 예금 유치는 다소 미진한 상황이다. 실제 3분기 남가주 6개 한인은행 실적을 살펴보면 대출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6.2%를 기록했지만 예금은 5%에 그쳤다.
예금 유치 경쟁에 나선 것은 주류 은행들도 다르지 않다. 한인 은행들보다 비교적 규모가 큰 은행들의 경우 CD 이자율을 올려 예금 유치 경쟁에 나선 것과 동시에 일반 체킹계좌를 만드는 고객들에게도 현금을 살포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일반 계좌를 옮기면 향후 다른 금융 상품을 가입할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일단 최대한 많은 고객들을 유치하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얼라이언트크레딧유니언의 경우 고객이 계좌를 오픈하고 1년간 유지하면 100달러를 제공한다. 이외에 CIT 은행의 경우 신규 계좌 오픈 고객에게 139달러 가치인 아마존프라임 1년 회원권을 제공하는 등 혜택 제공 방식도 다양하다. 말 그대로 고객 유치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은행에 계좌를 갖고 있는 한인들 입장에서는 이 기회를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먼저 현재 금리가 낮은 CD 상품을 갖고 있다면 해약하고 새로 가입하는게 이익일 수 있다. 그동안 다수 은행들이 저금리를 고수해왔기 때문에 현재 예금 관련 상품을 보유 중이라면 현재 시판되는 CD보다 이자율이 낮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소 수고스럽지만 이참에 체킹계좌부터 시작해 주거래 은행을 바꾸는 것도 방법이다. 다수 은행들이 신규 계좌 오픈 고객을 대상으로 특판 CD 고금리 상품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상황에 맞춰 가입하면 좋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