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현대차 7%·기아 12% 상승
한국 자동차 브랜드들이 미국 시장에서 판매량 상승세에 본격적인 훈풍을 맞이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역사상 최고의 10월을 보냈는데 향후 공급난 문제가 풀리면서 호재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자동차 미국판매법인(HMA)은 지난 10월 총 6만604대를 판매했다고 1일 발표했다. 소매판매 기준 역대 10월 최고치를 기록했고 전체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5만 6,761대)과 비교하면 약 7% 증가했다. 올해 들어 상반기까지 공급난 문제에 시달리면서 판매량이 하락했지만 본격적인 상승세로 전환한 것이다. 올해 10월까지 총 판매량은 58만8,902대로 전년(64만2,396대) 대비 약 8% 낮은 상황이다.
기아도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훌륭한 판매 실적을 보였다. 기아 미국판매법인(KA)에 따르면 10월 5만 8,276대를 팔아치웠는데 역대 10월 판매량 중 최고치다. 전년 동월(5만 2,067대)과 비교하면 약 12%가 증가해 뚜렷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기아의 10월까지 올해 누적 판매량은 57만 6,424대로 지난해(60만7,592대)보다 약 5% 줄어든 수준이다.
현대차와 기아 모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이 판매량 개선의 1등 공신이 됐다. 현대차의 10월 베스트셀링 모델은 투싼으로 총 1만5,066대가 팔렸다. 기아는 스포티지가 1만1,877대가 팔려 효자 노릇을 했다. 이외에도 현대차의 싼타페(1만806대), 코나(5,780대), 기아의 텔루라이드(8,179대), 쏘렌토(7,320대) 등이 다수 판매됐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이 1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기차 아이오닉 모델의 10월 판매량은 1,580대(아이오닉5 1,579대, 아이오닉 1대)를 기록했다. 이는 9월 아이오닉 모델 판매 대수 1,306대와 비교해 20.9% 늘어난 수치다.
한국산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대상에서 제외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본격 시행된 지난 9월의 경우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량은 8월(판매량 1,517대)과 비교해 14% 감소했었다.
기아 전기차인 EV6의 경우 10월 미국 판매량은 전월 대비 17.6% 감소했다. 기아 미국판매법인(KA) 홈페이지 자료에 따르면 EV6 10월 판매량은 1천186대로, 9월 판매량 1천440대보다 254대 줄었다. 이로써 EV6는 IRA 본격 시행 이후 두 달 연속 판매량이 줄었다. 앞서 9월 판매량은 8월(1,840대)과 비교해 21.7% 감소했다.
공급난 문제가 완화된 만큼 향후 판매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랜디 파커 HMA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제품에 대한 수요는 매우 강력하고 전기차도 지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며 “현대차는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기 위해 우리가 할 일을 앞으로도 계속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릭 왓슨 KA 영업담당 부사장도 “역대 최고 10월 판매 및 전년 동월대비 두배 가까운 전동화 모델 판매를 기록한 우리는 성장 모멘텀을 이어 나갈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원하는 다양한 모델 라인업을 중심으로 판매 상승세가 올해 말과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는 지난달 총 4,353대를 판매했다. 현대차, 기아와 마찬가지로 GV70(1,544대) 등 SUV 모델이 판매량 호조를 이끌었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