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세 A씨는 얼마 전 받은 정기건강검진에서 공복 혈당이 122㎎/dL으로 높고 당화혈색소(HbA1c)가 6.3%여서 ‘당뇨병 전(前) 단계’ 진단을 받았다. 담당 의사는 지난 해 코로나19로 인해 신체 활동량이 줄었고 체중이 5㎏ 늘어난 것이 원인일 것이라고 하고 식사 조절과 운동으로 체중 감량을 하도록 권고하였다. 이후 3개월간 몸무게를 5㎏ 뺀 후 다시 측정한 공복 혈당이 98㎎/dL으로 개선되었고, 당화혈색소도 5.7%로 좋아졌다.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당뇨병 팩트 시트 2021’에 따르면, 2020년 현재 30세 이상 당뇨병 환자는 600만 명 정도이고 당뇨병 고위험군인 당뇨병 전 단계는 1,583만 명이어서 2,000만 명 이상이 혈당 조절에 문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도당은 섭취한 음식으로부터 소화 흡수되는 당류인데 우리 몸의 주된 에너지원이다. 식사를 하면 췌장에서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해 체내 세포들이 혈중 포도당을 세포 내로 옮겨 혈당이 과도하게 상승하는 것을 막는다.
체내 혈당 수치는 식사나 운동 영향을 받으면서 계속 변하지만 보통 70~140㎎/dL으로 정교하게 조절된다. 그런데 음식을 먹은 뒤 혈당이 급격히 올라갔다 내려가는 현상을 ‘혈당 스파이크(glucose spike)’라고 한다.
혈당 스파이크는 단기적으로는 무기력함과 공복감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혈당 스파이크가 장기간 반복되면 체내에서 혈당을 효과적으로 조절하지 못해 복부 비만, 당뇨병, 심ㆍ뇌혈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당뇨병 전 단계나 당뇨병에 해당하지 않는 건강인도 하루 혈당 변동이 과도하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혈당 스파이크를 일으키는 요인으로는 당류나 탄수화물이 많이 포함된 식사, 운동 및 신체 활동량 부족, 흡연, 스트레스, 수면장애, 약물 등이다. 스트레스는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혈당을 촉진한다. 수면이 불규칙하거나 부족하면 혈당이 올라가게 된다. 또한 스테로이드 호르몬, 이뇨제도 혈당을 높일 수 있다.
혈당 스파이크를 막기 위한 방법으로는 식사 조절, 운동, 금연, 절주, 생활 습관 교정 등이 있다.
설탕, 사탕, 시리얼, 빵, 국수, 과자, 아이스크림, 탄산음료 등 당류나 정제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현미 잡곡밥에 나물, 생선, 살코기를 포함한 한식 식사를 위주로 해야 한다. 특히 나물과 채소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충분히 먹으면 포만감을 줘 식사량을 줄일 수 있고, 섭취한 탄수화물이 천천히 흡수하게 돼 혈당 스파이크를 예방할 수 있다. 또한 물을 충분히 마시고 요리에 식초를 사용하면 혈당 상승을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다.
빨리 걷기ㆍ춤추기ㆍ자전거 타기 등 중강도 운동이나 등산ㆍ달리기ㆍ수영ㆍ에어로빅ㆍ테니스 등 고강도 운동을 하면 근육에서 당을 흡수해 사용함으로써 혈당 스파이크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근력 운동을 추가하면 인슐린 감수성과 근육의 포도당 이용률을 높여 추가적으로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제때 잠자리에 들고 숙면을 취하면 혈당 스파이크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고, 절주ㆍ금연도 식후 혈당 감소에 효과가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