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RP보다 6% 더 줘야…‘저렴한차’ 이미지는 옛말
한국 자동차 브랜드의 ‘프리미엄’ 효과가 시장에서 증명되고 있다. 특히 기아의 경우 웃돈을 가장 많이 받고 팔리는 브랜드로 손꼽히면서 현대자동차와 함께 달라진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상을 알리는 중이다.
CNN비즈니스는 28일 자동차 정보전문업체 에드먼즈닷컴 자료를 분석해 미국 시장에서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의 올해 시장 가격 동향을 비교했다.
주목할 점은 한국 자동차 브랜드들의 도약이다. 기아의 경우 권장소비자가격(MSRP)보다 약 6%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는데 이는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 가운데 가장 높은 인상률이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혼다, 랜드로버와 함께 MSRP보다 4% 비싼 가격에 팔려 두 번째로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미국 시장에서 기아 브랜드의 인기 상승은 놀라운 수준이다. 불과 수 년 전만해도 저렴한 브랜드 혹은 가격 대비 괜찮은 자동차라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이제는 사람들이 먼저 찾는 브랜드가 된 것이다. 실제 판매 현장에서는 기아 자동차를 두고 딜러에게 더 높은 가격을 비드해 차를 먼저 사려는 고객들의 문의가 많다.
플로리다주의 벤 버튼 딜러 매니저는 CNN과 인터뷰에서 “옵션이 훌륭한 기아 모델이 전시장에 풀리면 그 차를 사기 위해 고객들이 서로 경쟁을 하는 일이 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아가 강점을 갖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서 경쟁이 치열하다. 텔루라이드, 카니발 등 인기 기아 모델의 경우 공급망 문제와 부품 부족 사태로 차량 생산이 차질을 빚기 전부터 MSRP가 보다 7% 높은 가격에 판매됐다. 에드먼즈닷컴의 이반 드루리 자동차 산업 판매 분석가는 “소비자들은 기아차가 오랫동안 SUV 등에서 추구한 가치를 알고 있다”며 “경쟁사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그보다 많은 것을 얻는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아 인기의 또 다른 이유는 최근 고유가 시대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쟁력이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는 최근 쏘렌토 등 SUV을 중심으로 내연기관은 물론 하이브리드 및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을 함께 출시하고 있다. 시장에서 연비가 좋은 차량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해당 친환경 차량들은 MSRP보다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에드먼즈에 따르면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와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은 MSRP보다 8%, 전용 전기차 EV6의 경우 6.4% 비싸게 줘야 살수 있다.
이와 관련해 기아 미국판매법인(KA)의 러셀 와거 부사장은 “기아는 그동안 브랜드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전기차·하이브리드의 경우 기술은 물론 디자인과 특성·품질을 앞세워 효과적으로 마케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운 기자>